김우진 ⓒ gettyimages/이매진스
김우진 ⓒ gettyimages/이매진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환하게 빛내줄 것으로 기대된 한국의 정상급 스타들이 줄줄이 탈락의 굴욕을 맛보고 있다.

골리앗을 넘어뜨린 다윗의 신화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이변 속출이 즐거운 볼거리지만 스타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실망 그 자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에 도전했던 남자양궁 세계랭킹 1위 김우진(청주시청)은 개인전 32강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김우진은 8일(현지시간·한국시간 9일)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점수 2-6(29-27 27-28 24-27 27-28)으로 졌다.

예선에서 72발 합계 700점 세계신기록을 쏜 김우진은 64강에서 개빈 벤 서덜랜드(짐바브웨)를 6-0으로 가뿐히 꺾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김우진은 32강 1세트에서도 3발 중 2발을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29-27로 승리했다.

그러나 2세트 2번째 화살을 7점에 쏴 27-28로 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3세트 3발도 모두 8점 과녁에 맞추며 24-27로 졌다.

김우진은 4세트에서 3발 모두를 9점 과녁에 쐈지만 상대 선수가 10점 2발을 쏘면서 무릎을 꿇었다. 상대는 세계랭킹 29위로 이번 대회 예선 33위를 한 선수다.
안창림 ⓒ gettyimages/이매진스
안창림 ⓒ gettyimages/이매진스
확실한 '금빛 후보'로 손꼽힌 한국 남녀 유도의 간판스타 안창림(수원시청)과 김잔디(양주시청)도 나란히 16강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1위 안창림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유도 남자부 73㎏급 16강에서 벨기에의 디르크 판 티첼트(랭킹 18위)에게 절반패로 물러났다. 금메달이 유력했기에 패배의 충격은 컸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안창림은 2회전(32강)에서 시리아의 모하마드 카셈(랭킹 320위)을 만나 한판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경기 초반 안오금띄기로 절반을 먼저 딴 안창림은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며 경기 시작 1분 36초 만에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승부를 마무리하고 16강에 올랐다.

안창림의 두 번째 상대는 벨기에의 강호 디르크 판 티첼트였다. 안창림은 판 티첼트와 역대전적에서 2승을 거둔 터라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창림은 경기 시작 47초 만에 먼저 지도를 따내며 유리하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30초 뒤 수비적인 동작으로 지도를 받아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긴장한 듯 티첼트와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안창림은 경기 시작 2분 47초 만에 티첼트에게 오금대떨어뜨리기로 절반을 내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안창림은 막판 공격에 나섰지만 노련하게 시간을 끌며 끝까지 점수를 지킨 티첼트에게 절반패로 물러나야 했다.

여자부에서 '금빛 포효'가 유력했던 김잔디 역시 초반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김잔디는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치러진 유도 여자부 57㎏급 2회전(16강)에서 '홈매트' 브라질의 하파엘라 시우바(랭킹 11위)에게 절반패를 당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김잔디는 시우바를 응원하는 브라질 관중의 일방적인 함성 속에 매트에 올라섰다. 경기 초반 치열한 옷깃 잡기 신경전을 펼친 김잔디와 시우바는 심판으로부터 나란히 지도 1개씩을 받았다.

김잔디는 지도 1개를 더 받으며 위기에 빠졌고, 결국 경기 시작 2분 47초 만에 시우바의 발뒤축걸기에 유효를 빼앗겨 패배의 기운이 엄습했다. 급해진 김잔디는 공격에 나섰지만 시우바에게 지도 2개를 더 빼앗는 데 그치며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도 16강에서 탈락한 김잔디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절치부심하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 '금빛 후보'로 손꼽혔지만, 첫판에 물러나며 두 대회 연속 노메달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충격을 받은 김잔디는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공동취재구역을 통과했고 이원희 코치의 위로를 받으며 라커룸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 여자탁구 전지희(24·포스코에너지)도 리우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지희는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3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싱가포르 유맹유에게 1-4로 졌다. 세계랭킹 11위 전지희는 13위 유맹유를 맞아 1세트를 10-12로 아쉽게 패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렀다.

2세트를 11-8로 따내긴 했으나, 3세트에서 다시 접전 끝에 10-12로 졌다. 이어 4,5세트에서는 7-11과 2-11로 힘없이 주저앉으면서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국 유도·양궁 간판급 스타들 무더기 탈락…선수단 '톱10' 목표 흔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