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라는 용어는 한국에만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우리가 새로운 영역의 문화종주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지를 담아 협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웹툰 ‘풀하우스’로 유명한 원수연 작가는 4일 “급성장한 웹툰산업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작가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하나로 뭉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작가를 비롯해 웹툰산업 관계자들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설립인가를 받고 사단법인 세계웹툰협회를 출범시켰다. ‘웹툰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고 만화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 생산에 힘쓴다는 게 협회 창립의 취지다.

원 작가가 초대 회장을, 전세훈·김신 작가와 성경준 펀툰 대표가 부회장을, 박성철 작가가 사무국장을 맡았다. 10여명의 준비위원이 6개월에 걸쳐 창립 작업을 했다.

원 회장은 “세계웹툰협회는 웹툰 작가뿐 아니라 스토리작가, 플랫폼 운영자 등 관련 산업 종사자 모두의 모임”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창작에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교육과 보급에 힘쓰고 작가들이 도태하지 않도록 창작여건 개선을 통한 복지 향상을 중점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웹툰은 콘텐츠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 55개를 넘으면서 광고시장 또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관련 종사자도 늘어나고 있지만 열악한 작품료나 까다로운 심의 문제 등 주변 환경은 과거 ‘만화’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작가들의 말이다.

원 회장은 “웹툰작가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외산이 많고 연재 매체마다 다른 표준을 적용해 어려움이 있다”며 “이런 현실적인 문제부터 고민하고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1987년 만화 ‘그림자를 등진 오후’로 데뷔했다. ‘풀하우스’를 비롯해 ‘엘리오와 이베트’ ‘휴머노이드 이오’ ‘매리는 외박 중’ 등 히트작을 그렸다. 특히 ‘풀하우스’와 ‘매리는 외박 중’은 각각 송혜교·비와 문근영·장근석 주연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웹툰협회는 6일 대전 무역 전시관에서 웹툰 기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정식 활동을 시작한다. 오는 26일 부천에서 전 회원과 만화계를 대상으로 창립파티를 열 예정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