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과 주식교환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은 교환작업으로 가외 수입을 올리며 실적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금융 주식을 취득할 현대증권 주주들은 주식 교환비율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증권 주식가치, KB금융 5분의 1
KB금융은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3% 오른 3만5300원에 마감했다. 현대증권도 이날 2.2% 올랐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 100%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날 공시한 것이 두 회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 지분 29.62%(자사주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은 주식교환을 통해 잔여 지분 70.4%를 매입한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는 대가로 자사 신주를 지급한다. KB금융과 현대증권 주식 교환비율은 1 대 0.19로 현대증권 주식 5주를 KB금융 주식 1주로 맞바꾸게 된다.
KB금융 주주에겐 나쁘지 않은 거래라는 평가가 많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 70.4%를 매입하려면 교환비율에 따라 신주 3176만주(지분율 8.2%)를 발행해야 한다. 교환가액 기준으로 신주 시장가치는 약 1조1260억원이다. 현대증권 지분 70.4%를 확보하면 KB금융의 자기자본은 기존보다 2조2782억원(현대증권 자기자본 3조2370억원×70.4%)가량 늘어난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70.4%(지분가치 2조2782억원)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1조1260억원)에 사들이면서 회계상 염가매수차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올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염가매수차익 덕분에 기존 예상치보다 1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 목표가 하향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은 주가보다 순자산가치를 토대로 보유 주식가치를 평가받기를 원했다. 현대증권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저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에 그쳤다.
현대증권이 비상장사인 KB투자증권과 합병하면 현대증권의 주식가치를 순자산가치 등으로 산출할 것이라는 소액주주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번 교환 결정 과정에서 현 주가를 토대로 현대증권 주식가치를 평가함에 따라 소액주주의 실망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