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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설계] 원금 보존이냐, 수익률이냐…나를 알아야 투자 '백전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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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14) 자신의 투자성향 알기

    장경영 한경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재무설계] 원금 보존이냐, 수익률이냐…나를 알아야 투자 '백전백승'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이 만들어지면서 ‘고객파악제도’가 도입됐다. 펀드나 변액보험 같은 금융투자 상품에 가입하려면 누구나 자신의 위험(회피/선호)성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지난해 펀드투자자 조사에 따르면 “투자할 때 원금보존과 투자수익률 중 어느 쪽을 중요하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들(2471명)은 △무조건 원금은 보존돼야 한다(24.7%) △원금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46.7%) △상관없다(5.5%) △수익률이 어느 정도 돼야 한다(20%) △수익률을 중요시 한다(3.1%) 등으로 응답했다. 전반적으로 수익률보다는 원금보존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같은 조사에서 “자신의 투자성향을 고려했을 때 가장 선호하는 상품 유형은 무엇이냐”는 질문엔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은행 예·적금 같은 ‘안정형’(33.5%) △원금 손실 위험이 최소화된 신용도가 높은 회사채,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안정추구형’(41.9%) △신용도 중간 등급의 회사채, 원금 일부만 보장되는 ELS 같은 ‘위험중립형’(15%) △원금보존보다는 시장수익률 수준을 추구하는 주식형펀드 같은 ‘적극투자형’(7.1%) △원금 손실 위험을 적극 수용하고 시장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선물옵션 같은 ‘공격투자형’(2.5%) 등으로 응답했다. 원금보존을 선호하는 경향은 앞선 질문과 비슷하지만 강도가 더 세다.

    행동경제학자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의 손실회피성향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당신이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복권을 접했을 때를 생각해보자.

    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대부분 사람은 ‘잃어봐야 푼돈’이란 생각에 과감히 지갑을 연다. 대부분 나라에서 복권산업이 성행할 수 있는 배경이다. 조류인플루엔자나 광우병이 유행할 때는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대다수 사람이 공포에 사로잡혀 닭고기나 소고기를 기피한다. 병에 걸릴 가능성은 복권 당첨 확률보다 낮음에도 손실회피성향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발휘된다. 복권을 즐겨 산다고 해서 위험선호형이라고, 조류인플루엔자를 무서워한다고 해서 위험회피형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게 실험의 결론이다.

    금융투자자의 위험성향 설문지도 똑같이 한계가 있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당신의 위험성향은 어떻습니까?”라는 직설적인 질문에 고객이 직접 응답하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응답자가 자신의 위험성향을 매우 잘 알고 있고 그것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다. 과연 그럴까.

    여기서는 예상 당첨 금액이 10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질 때 A와 B 두 복권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를 보고 위험성향을 추정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조건1에서는 A복권을 선택하면 당첨금이 50만원이 될 확률이 10%, 40만원이 될 확률이 90%다. 결국 A복권의 예상 당첨금은 41만원(=50만원×0.1+40만원×0.9)이다. 조건1에서 B복권을 선택하면 당첨금이 96만2500원이 될 확률이 10%, 2만5000원이 될 확률이 90%다. 따라서 B복권의 예상 당첨금은 11만8750원(=96만2500원×0.1+2만5000원×0.9)이다. 예상 당첨금으로 선택한다면 당연히 A복권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96만2500원의 당첨금을 받을 10% 확률에 베팅하려는 위험선호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B복권을 선택할 것이다.

    조건1에서 조건10쪽으로 갈수록 B복권의 예상 당첨금이 A복권의 예상 당첨금에 비해 많이 증가한다. 조건5부터는 B복권의 예상 당첨금이 더 많아진다. 위험에 중립적인 사람이라면 조건4까지는 A복권을 선택했다가 조건5부터는 B복권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통상적 수준의 위험회피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조건5를 지나서도 얼마간은 A복권을 계속 선택할 수 있다. 나쁜 결과지를 받았을 때 손실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방법을 성인 남녀 322명에 적용한 연구에 따르면 조건5에서 B복권으로 바꾼 사람이 23.3%로 가장 많았다. 조건1에서부터 B복권을 선택한 ‘용감한’ 투자자는 8.1%, 조건10에서야 B복권을 선택한 ‘안전제일’ 투자자는 9.9%로 각각 조사됐다. 이 방법으로 자신의 위험 성향을 따져보기를 권한다. 금융회사의 설문지보다는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장경영 한경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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