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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골드만삭스 과연-上] 증권사들, 덩치 키우기 시동…초대형 IB기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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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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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이르면 이달 말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안' 발표
    증권사, 3조냐 5조냐 촉각…일부 특혜 논란 우려

    증권업계에 부는 대형화 바람이 광풍으로 번질 기세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발표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기준이 자기자본 5조원대로 설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번지는 등 기대 만큼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탄생시키기 위해 '초대형 IB 육성 종합방안'을 고심하며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금융위가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초대형 IB 기준을 충족하면 레버리지 규제(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완화, 법인 지급결제 우선 허용, 외국환 업무 확대, 자기발행어음 및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허용 등의 혜택을 대거 부여할 예정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형 IB 라이센스를 부여받은 증권사는 여수신 기능 강화,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수익창출 기회 확보, 신규 사업 진출 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선 초대형 IB의 기준이 어느 정도로 상향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조원 이상'으로 설정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의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을 유지하진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조원대로 설정될 경우 일부 증권사에 대한 특혜 시비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자기자본 5조원을 넘는 곳은 전체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합병해 오는 11월 출범할 예정인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5조8000억 규모다.

    앞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초대형 IB 육성 정책 자체는 환영하지만 5조원이라는 기준이 제시되면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3조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황 회장이 언급한 3조원은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기자본 기준이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 6개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이에 대해 "'대형화'는 증권업계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금융당국이 방안을 내놓는 이유는 한 증권사에 특혜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로벌 IB 육성을 위한 시장 조성의 차원으로 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도 "미래에셋대우의 뒤를 쫓는 NH투자증권, 합병 현대+KB투자증권 등은 자기자본 4조 안팎"이라며 "증권가에선 초대형 IB기준이 5조원대로 설정돼도 마냥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자기자본 규모를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4조4000억원, 합병 KB투자증권+현대증권이 3조9000억원, 삼성증권이 3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3조3000억원 수준이다.

    초대형 IB발표가 임박함에 따라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들은 자연스레 유상증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5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 2조5000억원대인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까지 늘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의 지위를 우선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도 고조될 전망이다. 자기자본 3조~4조원대인 대형 증권사들이 7000억 규모인 하이투자증권과 합칠 경우, 보다 수월하게 초대형 IB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단순히 몸집을 불리는 것에만 치중에선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순영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증권사에 대형화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모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증권사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자본금 확대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경쟁력 있는 사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분석에서다.

    최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글로벌 IB수준을 따라가려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먼저 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어떤 사업모델로 승부수를 둘 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조냐, 5조냐 하는 덩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일단 규제를 풀어서 증권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증권사들은 알아서 자기자본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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