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FC "싸게 많이 판다"
외식산업 경쟁 심화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KFC가 주요 제품 가격 인하와 가격 대비 만족도(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선언했다. KFC의 가격 인하는 1998년 외환위기 때 이후 18년 만이다.

이진무 KFC코리아 대표는 20일 KFC 서울 청계천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격을 낮춰 더 많은 고객층이 KFC를 찾을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외식산업이 전체적으로 위축돼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층이 혜택을 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KFC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7% 내려 판매하고 있다. KFC의 대표 제품인 징거버거세트는 6700원에서 5500원으로, 타워버거세트는 7400원에서 6300원으로 내렸다. 오리지널 치킨 한 조각도 2300원에서 2000원으로 13% 인하했다.

이 대표는 “1개를 팔아서 큰 이익을 남기기보다 마진을 줄이더라도 2개를 팔아 작은 이익을 모은다는 것이 우리가 택한 전략”이라며 “새로 나온 ‘매직박스’(사진) 같은 가성비 혁신 제품을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메뉴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직박스는 버거, 텐더, 치킨, 음료를 단품 대비 최대 51% 할인한 금액인 4900원에 묶어 판매하는 KFC의 신제품이다. 출시된 지 20일 만에 100만세트가 팔렸다.

또 이달 말 양념치킨을 새롭게 출시하고 5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 ‘치맥’(치킨+맥주) 메뉴를 9월까지 5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테스트 매장에서 치맥 매출 비중이 최대 1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KFC는 2014년 두산그룹에서 사모펀드인 CVC캐피탈로 매각된 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꾸준히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