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국내 채권형펀드에 들어온 돈은 4495억원이다. 지난 6월 한 달간 들어온 돈이 818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유입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뉜다. 저금리 상황에선 채권금리가 낮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돈이 몰리는 것은 주식시장을 채권시장보다 더 불안하게 보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5년 2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채권형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플러스’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다른 투자 자산을 찾기 힘든 시기라는 공감대가 확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연말께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채권형펀드에 돈이 몰리는 이유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금리가 떨어진다. 새로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기대수익률은 낮아지지만 기존 채권 투자자들은 채권 금리 하락폭만큼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에 집중한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비교적 양호하다. 지난 한 달간 국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0.7%, 해외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1.62%다.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브렉시트가 현 수준에서 정리돼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주요국 채권금리가 일제히 오를 수 있다. 기존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금리 상승폭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의미다.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판단되면 운용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펀드로 갈아타는 게 좋다.

단기채를 집중적으로 담는 ‘삼성코리아단기채’펀드(1조2012억원) ‘한화단기국공채’펀드(1조274억원) ‘키움단기국공채’펀드(6812억원) 등은 연초 이후 2000억~8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