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민주는 이번주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불러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야·정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을 주도하고, 사드(THAAD·고(高)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도 “실익이 있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이전과는 달라진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권능력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더민주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추진 특별위원회’는 1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부른 것은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더민주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변재일 정책위원회 의장,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더민주는 4·13 총선에서 국민연금 기금으로 ‘국민안심채권’을 10년간 100조원 매입하고, 조성된 자금으로 임대주택·보육시설 등을 짓는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이슈도 더민주가 선점했다. 더민주는 불합리한 보험료 산정 문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건강보험료에 대한 개편안을 지난 7일 정부·여당에 앞서 제출했다. 직장·지역 가입자로 이원화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해서 모든 가입자에게 같은 부과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책위 부위원장을 맡은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주도했다.

더민주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도 “실익 있는 사드 배치라면 반대하지 않는다”며 이전과는 달리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은 나란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대 의견을 내는 등 당내 의견은 갈리는 상황이다. 우 원내대표도 “배치 자체도 신중해야 한다. 무기 자체의 실효성도 입증이 안돼 걱정이 많다”고 말해 김 대표와 온도차를 보였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