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왼쪽)이 6일 인천 남동산업단지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품평회에서 대리점주들에게 완전히 세울 수 있는 ‘폴딩 침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왼쪽)이 6일 인천 남동산업단지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품평회에서 대리점주들에게 완전히 세울 수 있는 ‘폴딩 침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경수 에몬스가구 회장은 올초 “TV 드라마에 가구 협찬만 할 게 아니라 판매로 이어질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드라마 소품용 가구는 멋을 내긴 좋지만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었다. 가격도 대체로 비싼 편이었다. 소비자들이 드라마 속 집을 동경하면서도 여기에 나온 가구를 많이 사지 않는 이유다. 에몬스가구 디자이너들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면서 실용적이고 저렴한 가구를 만들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준화된 모듈 형태, 소재 차별화, 정보기술(IT) 접목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선반

에몬스가구 "IT 입히고 모듈화…가성비로 승부"
인천 남동산업단지 내 에몬스가구 본사에서 6일 열린 신제품 품평회에선 드라마에 나올 법한 세련된 가구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기 위한 고민이 오롯이 녹아 있었다. 품평회 콘셉트도 ‘생활이 드라마가 되다’였다. 에몬스가구는 1994년부터 매년 150여개 대리점 점주를 상대로 품평회를 열고 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은 신제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60여개 신제품이 출품된 이번 품평회에선 표준화된 모듈 형태의 가구가 많았다. 모듈형 선반 ‘라이크’가 대표적이다. 레고 블록을 쌓듯 필요한 만큼만 간편하게 조립해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크기와 높이를 다양하게 하고 공간 구성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침실 가구와 거실 가구 같은 전용 가구 구분을 없앴다. 침실, 서재, 거실, 드레스룸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 가능하다.

두 개 이상의 침대를 붙여서 쓸 수 있게 한 제품도 있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잠을 자는 가정을 타깃으로 했다. 침대 매트리스와 프레임이 꼭 들어맞아 붙여 써도 불편함이 없게 설계했다. 아이가 크면 따로 떼어내 사용할 수도 있다.

○기능성 침대 ‘호평’

가구업계 트렌드인 IT 접목은 에몬스가구의 기능을 더 세분화했다. 과거엔 침대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넣는 수준에 그쳤다. 에몬스가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LED등의 색상과 밝기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자동 소등 기능도 넣어 잠들면 알아서 불이 꺼지도록 했다. 이 기능성 침대(모델명 시크릿가든)는 지난달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혁신대상’을 받기도 했다.

새로 나온 소파에 USB 포트뿐 아니라 무선충전기와 충전 주머니까지 설치했다. 소파 옆면과 사이 공간 등 ‘죽은 공간’을 주로 활용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엔 전동 모터를 달았다. 자동차 창문을 여닫듯 쉽게 책상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토털 인테리어 구축”

김 회장은 품평회에서 올해 사업계획도 밝혔다. 그는 “취약한 부엌가구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 에몬스하우징이란 사업부를 출범시키고 4개 신제품을 선보였다”며 “에몬스가구 매장만 방문하면 한 번에 집안 인테리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서비스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붙박이장의 경우 기존에는 조립품을 집으로 가져가 현장에서 조립하는 식이었다. 지금은 공장에서 대부분 조립을 한 뒤 집에서 설치만 하면 된다. 김 회장은 “가성비 좋은 제품에 품격까지 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는 제품 하나를 더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를 배려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