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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w&Biz] 변호사법 규제에 갇혀…날개 못 펴는 '법률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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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법상 중개 수수료 금지
    소비자-변호사 직접 연결하는 IT 서비스 연이어 내놨지만
    법·광고 규제로 수수료 못받아

    꽁꽁 묶인 판결정보 규제
    판결 제한적 공개로 정보 부족…데이터 가공 어려워 활용 미흡
    검색 가능한 컴퓨터도 4대뿐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결문을 검색할 수 있는 대법원 특별열람실. 컴퓨터가 네 대밖에 없어 2~3일 전 예약해야 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결문을 검색할 수 있는 대법원 특별열람실. 컴퓨터가 네 대밖에 없어 2~3일 전 예약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변호사를 이용자에게 중개하는 법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로톡의 공동 창업자 정재성 씨는 창업한 지 3년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변호사법, 광고 규제 등 겹겹이 둘러싸인 규제와 씨름 중이다. 그는 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정부 지원금까지 받았지만 정작 그의 앞을 막고 있는 것은 정부가 만든 규제 울타리였다. 그는 28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공하는 법률 스타트업이 매년 수백개씩 쏟아져 나오는데 한국은 시대착오적인 규제들이 앞길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Law&Biz] 변호사법 규제에 갇혀…날개 못 펴는 '법률 스타트업'
    ◆중개 수수료 금지한 변호사법

    현행 변호사법에 따르면 사건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다. 브로커를 막기 위해서다. 시대가 바뀌면서 부작용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쿨 이전에는 변호사가 많지 않아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았다. 하지만 변호사 2만명 시대에는 변호사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다. 소비자가 수많은 변호사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법률 스타트업들은 이 과정을 정보기술(IT)로 연결하겠다며 2014년을 전후해 관련 서비스를 연이어 내놨지만 변호사법 때문에 돈을 벌 수가 없다.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한 변호사 중개 서비스 ‘헬프미’를 운영하는 박효연 변호사가 대표적 사례다. 그 역시 변호사법상 중개 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처음에는 광고 수입 등을 수익 모델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행 광고법상 변호사는 키워드 광고나 배너 광고만 가능해 주요 포털사이트에 시장을 뺏기기 일쑤였다. 이러다 보니 이용자가 증가할수록 유지 비용도 함께 늘어 돈을 까먹는 기형적 구조가 되고 말았다.

    ◆“민간에 판결 정보 더 공개해야”

    변호사법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스타트업들은 또 다른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다룰 수 있는 판결 정보가 부족하다는 문제였다. 미국의 상당수 법률 스타트업들은 미국 법원에서 전자소송정보공공접근(PACER)을 통해 유료로 제공하는 판결 정보를 가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한국 법원에서는 판결 정보를 비실명으로 처리한 뒤 제한적으로 공개한다. 형사사건은 사건번호와 당사자 이름을 알아야 판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위·변조를 막기 위해 PDF 파일로 판결문을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로 가공하기 까다롭다.

    입법 가능 여부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급성장 중인 미국 스타트업 피스컬노트도 한국 시장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다. 강윤모 피스컬노트 한국지사장은 “한국은 판결정보 공개 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공개된 자료도 데이터 가공이 어렵다”며 “민간 차원에서 판결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법률산업이 발전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법원, “판결문 제공 유료화해야”

    법원은 판결문 공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에 난색을 표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판결문을 공개하려면 비실명화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법원 관계자는 “사적 이익을 위해 공공 정보인 판결정보를 무료로 받아간다는 것에 공감할 수 없다”며 “미국처럼 이용자가 이용료를 내도록 시스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결문을 검색하려면 대법원 특별열람실에 있는 컴퓨터 네 대를 이용해야 한다. 자리에 비해 이용자가 많아 2~3일 전 예약은 필수다. 한 법률 스타트업 대표는 “전국에 있는 컴퓨터 중 네 대에서만 판결문 임의어 검색이 된다는 건 IT 강국인 한국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유료화를 하더라도 판결정보라는 가치 있는 공공 정보를 최대한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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