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품질 뛰어난 국산 원료의약품…제약·바이오사 '수출 효자'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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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시장 연 6.5% ↑
국내 업체 R&D 지속 강화
품질·가격 경쟁력 모두 갖춰
지난해 수출 12억불 넘어
미국·유럽 선진국 제약사서 인기
국내 업체 R&D 지속 강화
품질·가격 경쟁력 모두 갖춰
지난해 수출 12억불 넘어
미국·유럽 선진국 제약사서 인기
완제 의약품에 들어가는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 제조에 들어가는 원료로, 약효를 내는 핵심 성분이다. 완제 의약품 제조사들은 원료의약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사들여 가공 포장한 뒤 소비자에게 약으로 판매한다.
과거 제네릭(복제약)용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던 국내 업체들은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파트너로 급성장했다. 중국, 인도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프리미엄 원료’로 뚫어내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최근 신약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효자 사업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성장과 20~30%의 이익률을 통해 신약 연구개발비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신약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실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근당 자회사 경보제약에 이어 이달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이 상장하는 등 원료의약품 업체들이 증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원료의약품
과거 원료의약품 시장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제약사의 독무대였다. 국내 업체는 복제약용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국내에서 저가인 인도, 중국산 원료의약품 공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내 제약사가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최근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제약사에 대한 공급이 크게 늘면서 의약품 가운데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는 약 12억5000만달러로 원료의약품 생산액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2013년 1197억달러 규모인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은 매년 6.5%의 성장세를 보여 2020년에는 1859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원료 수요뿐 아니라 신약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제네릭 확장 정책을 적극 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 격화로 이전까지 자체 생산하던 원료의약품을 ‘외부 조달’로 전환하는 글로벌 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항암제 등 고강도 원료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원료의약품은 ‘가격 대비 효능’이 좋은 만큼 중국과 인도산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품질’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고객 확보
선진국 수준의 설비를 갖춘 제약·바이오업체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는 물론 코오롱생명과학 파미셀 등 바이오업체도 원료의약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원료의약품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은 18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원료의약품 대부분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과 설비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692억원이던 원료의약품 매출은 4년 동안 2.5배 성장했다. 길리어드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덕택이다. 올해는 원료의약품으로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종근당 등은 원료의약품 사업을 벌이는 자회사 덕분에 짭짤한 이익을 얻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380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한다. 에스티팜은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원료의약품 수출로 올린다.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에스티팜의 일반공모 청약은 경쟁률이 237 대 1에 달했다.
종근당은 경보제약과 발효 원료의약품 전문업체 종근당바이오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보제약은 수출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항생제 원료를 주로 생산하는 종근당바이오 역시 수출 비중이 76.4%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을 갖춘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의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고가 항암제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원료의약품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가 원료의약품으로 벌어들인 돈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과거 제네릭(복제약)용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던 국내 업체들은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파트너로 급성장했다. 중국, 인도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프리미엄 원료’로 뚫어내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최근 신약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 효자 사업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성장과 20~30%의 이익률을 통해 신약 연구개발비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신약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실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종근당 자회사 경보제약에 이어 이달에는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이 상장하는 등 원료의약품 업체들이 증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수출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원료의약품
과거 원료의약품 시장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제약사의 독무대였다. 국내 업체는 복제약용 원료의약품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국내에서 저가인 인도, 중국산 원료의약품 공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내 제약사가 최첨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최근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제약사에 대한 공급이 크게 늘면서 의약품 가운데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는 약 12억5000만달러로 원료의약품 생산액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달성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2013년 1197억달러 규모인 글로벌 원료의약품 시장은 매년 6.5%의 성장세를 보여 2020년에는 1859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원료 수요뿐 아니라 신약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험재정 안정을 위해 제네릭 확장 정책을 적극 펴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 격화로 이전까지 자체 생산하던 원료의약품을 ‘외부 조달’로 전환하는 글로벌 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항암제 등 고강도 원료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원료의약품은 ‘가격 대비 효능’이 좋은 만큼 중국과 인도산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품질’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고객 확보
선진국 수준의 설비를 갖춘 제약·바이오업체는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는 물론 코오롱생명과학 파미셀 등 바이오업체도 원료의약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가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원료의약품 부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은 18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했다. 원료의약품 대부분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과 설비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692억원이던 원료의약품 매출은 4년 동안 2.5배 성장했다. 길리어드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덕택이다. 올해는 원료의약품으로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종근당 등은 원료의약품 사업을 벌이는 자회사 덕분에 짭짤한 이익을 얻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380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5%에 달한다. 에스티팜은 매출의 70% 이상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원료의약품 수출로 올린다.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에스티팜의 일반공모 청약은 경쟁률이 237 대 1에 달했다.
종근당은 경보제약과 발효 원료의약품 전문업체 종근당바이오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경보제약은 수출이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항생제 원료를 주로 생산하는 종근당바이오 역시 수출 비중이 76.4%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국내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수출 경쟁력을 갖춘 원료의약품 제조업체의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고가 항암제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원료의약품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가 원료의약품으로 벌어들인 돈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