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5일 오후 3시 48분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대표급 임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외국계 PE의 대형 인수합병(M&A) 거래 실적이 저조하자 네트워크 보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최근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한국 대표를 물색 중이다. 그동안 KKR은 조셉 배 아시아 총괄대표가 국내시장을 총괄했으며 박정호 상무가 국내 대표 역할을 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중량감이 있으면서 대형 거래 경험이 많은 사람을 찾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국계 사모펀드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도 한국 대표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매각한 뒤 국내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최근 복귀를 결정했다. 2014년에는 이승준 전 골드만삭스 상무를 영입한 바 있으며 이번에 정식 한국 대표(Country head)를 채용해 진용을 갖추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부 IB업계 임원급 뱅커가 면접에 참여했으며 조만간 이들 중 새 대표를 선임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유럽계 대형 사모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도 정명훈 칼라일 한국 바이아웃부문 전무를 한국 대표로 선임했다. 정 전무는 이달부터 CVC에서 한국 투자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지난해 JP모간에서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긴 임석정 회장은 한국 총괄대표(Country head)로서의 자리는 유지할 전망이다.

이같이 글로벌 PE들이 국내에서 대표급 채용에 앞다퉈 나선 것은 국내 M&A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외국계 실적도 저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PG는 국내에서 철수한 이후 국내 대형 딜을 따낸 실적이 거의 없었다. KKR은 지난해 홈플러스 인수전에 적극 참여했으나 토종 사모펀드인 MBK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CVC도 올해 로젠택배 인수전에 참여하긴 했으나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 상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