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돌풍 힘입어 책 판매 4년 만에 증가세로
혜민 스님 등 인기 작가의 후속작 판매 호조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 열풍으로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올 상반기 도서 판매가 4년 만에 증가했다.

교보문고가 14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도서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서점의 올 상반기(1월1일~6월13일)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도서 판매가 늘어난 것은 2012년 후 처음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독서 인구 감소와 스마트폰 확산으로 평균 4% 감소했다.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2》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이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하는 등 팬층이 두터운 작가들의 후속작이 올 상반기 도서 판매 상승세를 이끌었다.

분야별로 판매율이 가장 많이 오른 건 문학이다. 상반기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시·에세이는 25.2% 올랐다. 특히 한국 소설은 신장률이 30.9%로 크게 늘었다.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이 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크게 높였다. 《채식주의자》는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17일 이후 판매량이 급증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종합 베스트셀러 7위에 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등 해외 인기 작가의 신작이 출간된 것도 소설 판매 증가에 한몫했다.

시와 에세이는 초판본 시집의 재출간 열풍과 상대적으로 짧은 글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의 요구가 맞물리며 인기를 끌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주목받자 여러 출판사에서 앞다퉈 초판본을 내기 시작했고, 이런 복고 바람을 타고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등도 재출간됐다. 나태주 김용택 이해인 시인의 시집도 꾸준히 주목받았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조정래 은희경 장강명 등 애독자층을 지닌 작가들의 신작이 잇달아 출간될 예정이어서 《채식주의자》가 불러일으킨 문학 열풍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