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월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의 하나로 준비한 ‘일자리카페’ 1호점이 5월 말 홍대에서 첫선을 보였다.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 있는 이 카페(미디어카페 후)를 직접 찾아갔다. 카페가 있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니 면적 430㎡ 크기 카페에는 적지 않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일자리카페’라고 해서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다른 카페와 마찬가지로 청년과 중장년층 등 다양했다.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는데 깜짝 놀랐다. ‘아메리카노 4500원…’. 카페라테는 5000원, 카페모카도 5500원이었고, 가장 저렴한 음료는 4000원의 아이스티였다. ‘취업준비생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매장 테이블에는 키오스크(kiosk·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가 설치돼 있었다. 서울시가 업무협약을 맺은 취업포털 5곳과 취업지원기관 3곳의 취업 정보를 담고 있다. 카운터 옆 취업지원 서비스를 신청하는 게시판에 붙어있는 몇 개 포스트잇에는 ‘현실적인 정보를 얻고 싶습니다’ ‘현실성 있는 취업서비스를 주세요’라고 씌어 있었다. 서울시 일자리 정책을 알리는 홍보 팸플릿도 곳곳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이게 다였다. 보도자료에 적혀 있던 자소서 컨설팅, 면접복장 대여 같은 일자리 관련 코너는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자리카페 1호점 오픈에 6000여만원을 들였는데, 이 비용의 대부분을 키오스크 제작에 썼다고 설명했다.

동행한 졸업생에게 키오스크를 직접 써보라고 했더니 기존 홈페이지 내용 그대로라는 반응이 나왔다. 인터넷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료들이라는 게 이 학생의 소감이었다.

이도희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