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EO & Issue focus]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의 새로운 전쟁터, 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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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경영노트
성낙환 < 책임연구원 nakhwans@lgeri.com >
성낙환 < 책임연구원 nakhwans@lgeri.com >
실리콘밸리의 스타 CEO인 두 사람이 우주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주산업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민간 업체가 국제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수송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COTS 프로젝트’같이 강대국 정부의 전유물이었던 우주산업은 정부의 예산 감축으로 민간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의 개인적 꿈도 크게 작용했다. 인류의 화성 이주 계획을 꿈꾸는 머스크나 우주에 인간 거주 시설을 건설하는 목표를 지닌 베조스는 원대한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계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우주 발사 비용을 로켓 재활용을 통해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로켓 개발 과정에서 쌓게 되는 혁신가로서의 이미지도 적지 않다.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말 로켓 재착륙 실험에 성공했다. 두 CEO는 트위터에서 각자의 로켓 재활용 방식에 대해 설전을 벌이면서 혁신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의 우주산업 진출은 지난 수십 년간 발전이 더뎠던 우주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이나 정치 군사적 목표로 실행됐던 우주 프로젝트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었고 수십 년간 큰 변화 없이 진행되면서 조직이 비대해지고 혁신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일례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수송하기 위해 활용되는 러시아의 소유스(Soyuz) 우주선은 1967년 발사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 업체는 기존 우주산업의 고비용 구조를 타파하고 비효율적 관행들을 깨는 데 앞장서고 있다.
스페이스X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식 운영을 차용해 개발, 생산, 관리 등을 단순화하고 소규모의 수평조직을 운영함으로써 비용을 줄여 나가고 있다.
특히 로켓의 재활용은 우주산업의 핵심인 발사 가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켓 발사 비용에서 연료 가격은 1%도 안되기 때문에 추진 로켓을 회수해 다시 연료를 넣고 재발사한다면 비용을 크게 감축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팰콘9 로켓 발사 가격은 약 6000만달러 수준인데, 10번 정도 재활용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1000만달러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1억달러가 넘는 기존 로켓가격과 비교해 보면 우주산업의 경제성을 크게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스페이스X의 혁신성은 지난 수십년 동안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나 아리안스페이스가 거의 독점해온 상업용 발사체 시장 체계를 깨뜨려 경쟁을 유도하고 가격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발사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다양한 기업들도 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저궤도 인공위성을 모아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퀄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트업에 투자한 도요타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 속도 향상 및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또 위성에서 내려다본 사진과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 무역 정보, 경제 예측 등을 하는 다양한 스타트업도 실리콘밸리에 등장하고 있다. 우주산업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던 한국 기업들도 또 다른 혁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성낙환 < 책임연구원 nakhwans@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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