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재산형성 ABC] 매매와 임대, 어느 쪽이 현명한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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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심리적 안정감 주지만 대출 이자는 부담
임대 집값 등락서 자유롭지만 잦은 이사 각오를
임대 집값 등락서 자유롭지만 잦은 이사 각오를
기회비용은 어떤 것을 선택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다른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의 매매와 임대에서도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매매를 통해 내집을 마련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지만, 대출이자라는 경제적 부담이 생긴다. 전세나 월세와 같은 임대를 통해 얻는 것은 집값의 등락에서 자유롭다는 심리적 해방감이다. 하지만 임대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매매와 임대의 장·단점을 비교해 봄으로써 어떤 쪽이 현명한 선택일지 알아보자.
○매매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내 집을 마련했다는 보람과 더 이상 집주인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만족감은 돈으로 계산하기 힘들 만큼의 가치를 지닌다. 월세로 생활할 때처럼 매월 정해진 날에 집주인(임대인)에게 송금하지 않아도 되고, ‘도배와 장판을 해주네 마네, 보일러가 고장났는데 수리해주네 마네’ 같은 갈등을 겪을 일이 없다. 전셋값이 오른다는 기사를 보면 ‘나도 전세를 많이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집값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면 내 수중에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또 다른 장점은 값이 오르면 이익을 본다는 점이다. 실제로 집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미실현이익이기는 하지만, 집값이 오르는 만큼 나의 이익이 된다. 마지막 장점은 노후대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집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거주하는 것 이외에 은퇴 이후 집을 팔아서 목돈을 마련하거나 주택연금을 통해 은퇴 이후에도 계속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주택연금으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매매의 단점
자금이 묶인다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은 덩치가 큰 상품이다.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많게는 몇억, 몇십억원이 매매에 필요한 상품이다. 그래서 집을 사기 위해 목돈을 사용하는 것은 내 사업을 위한 가게를 얻거나 좋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기회를 포기함을 의미한다. 물론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가게를 차리거나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이 부진해지거나 펀드가 손실이 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대출이자 부담도 생각해야 한다. 100% 자기 돈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어느 정도 필요한 자금을 모은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족한 자금을 충당한다. 대출을 받으면 이자와 함께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데 이 부담이 작지 않다. 올해 7월부터는 모든 금융회사가 엄격한 대출심사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르면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대출받을 때 거치기간을 1년 미만으로 하고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한다.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연 3%의 금리로 2억원을 대출받는다고 해보자. 기존처럼 은행에서 3년 또는 5년의 거치기간을 받고 그 기간에 이자만 납입하는 조건이었다면, 최대 5년까지는 한 달에 50만원의 이자만 내고 추가적인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원리금을 함께 갚아야 한다면 이자 50만원을 포함해 매월 193만원을 내야 한다. 2억원을 빌리면 한 달에 200만원씩 내야 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내가 쓴다’는 죄송함도 단점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전문직이더라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모아둔 돈이 별로 없다. 그래서 집을 사느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 액수만큼 부모님의 노후자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임대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집값의 등락에서 임대 기간 동안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전세의 경우 계약기간 2년 동안, 월세는 1년 동안 집주인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지 못한다. 적어도 이 기간에는 집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집값이 하락할 때의 그 불안감과 상실감에서 자유롭다는 건 임대의 장점이다.
다른 장점은 근무지가 바뀌거나 직장을 옮길 때 비교적 자유롭게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희망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골라서 1~2년 살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을 때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주택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정부의 생애최초 디딤돌대출에서 금리를 유리하게 적용받을 수 있고, 행복주택 같은 정부의 임대주택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임대의 단점
임대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임대가격이 오르면 원하지 않아도 이사를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세는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집주인이 무리하게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 신혼부부나 1인 가구는 이동하기가 수월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중·고등학생이라서 입시를 위해 집중해야 할 시기라면 집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버팀목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낮은 3% 안팎의 이율로 대출을 해주지만, 전세금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대출받아야 하는 금액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
우용표 한경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코칭엔컴퍼니 대표)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 안정감이다. 내 집을 마련했다는 보람과 더 이상 집주인의 눈치를 보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만족감은 돈으로 계산하기 힘들 만큼의 가치를 지닌다. 월세로 생활할 때처럼 매월 정해진 날에 집주인(임대인)에게 송금하지 않아도 되고, ‘도배와 장판을 해주네 마네, 보일러가 고장났는데 수리해주네 마네’ 같은 갈등을 겪을 일이 없다. 전셋값이 오른다는 기사를 보면 ‘나도 전세를 많이 받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집값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면 내 수중에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또 다른 장점은 값이 오르면 이익을 본다는 점이다. 실제로 집을 처분하기 전까지는 미실현이익이기는 하지만, 집값이 오르는 만큼 나의 이익이 된다. 마지막 장점은 노후대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집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거주하는 것 이외에 은퇴 이후 집을 팔아서 목돈을 마련하거나 주택연금을 통해 은퇴 이후에도 계속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주택연금으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매매의 단점
자금이 묶인다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은 덩치가 큰 상품이다.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많게는 몇억, 몇십억원이 매매에 필요한 상품이다. 그래서 집을 사기 위해 목돈을 사용하는 것은 내 사업을 위한 가게를 얻거나 좋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기회를 포기함을 의미한다. 물론 주택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가게를 차리거나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이 부진해지거나 펀드가 손실이 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대출이자 부담도 생각해야 한다. 100% 자기 돈만으로 집을 사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어느 정도 필요한 자금을 모은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족한 자금을 충당한다. 대출을 받으면 이자와 함께 원금도 갚아나가야 하는데 이 부담이 작지 않다. 올해 7월부터는 모든 금융회사가 엄격한 대출심사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르면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대출받을 때 거치기간을 1년 미만으로 하고 원금도 함께 갚아야 한다.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연 3%의 금리로 2억원을 대출받는다고 해보자. 기존처럼 은행에서 3년 또는 5년의 거치기간을 받고 그 기간에 이자만 납입하는 조건이었다면, 최대 5년까지는 한 달에 50만원의 이자만 내고 추가적인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원리금을 함께 갚아야 한다면 이자 50만원을 포함해 매월 193만원을 내야 한다. 2억원을 빌리면 한 달에 200만원씩 내야 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내가 쓴다’는 죄송함도 단점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전문직이더라도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는 모아둔 돈이 별로 없다. 그래서 집을 사느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그 액수만큼 부모님의 노후자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임대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집값의 등락에서 임대 기간 동안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전세의 경우 계약기간 2년 동안, 월세는 1년 동안 집주인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지 못한다. 적어도 이 기간에는 집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집값이 하락할 때의 그 불안감과 상실감에서 자유롭다는 건 임대의 장점이다.
다른 장점은 근무지가 바뀌거나 직장을 옮길 때 비교적 자유롭게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희망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골라서 1~2년 살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을 때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주택자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정부의 생애최초 디딤돌대출에서 금리를 유리하게 적용받을 수 있고, 행복주택 같은 정부의 임대주택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임대의 단점
임대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임대가격이 오르면 원하지 않아도 이사를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세는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집주인이 무리하게 전세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 신혼부부나 1인 가구는 이동하기가 수월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중·고등학생이라서 입시를 위해 집중해야 할 시기라면 집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정부에서 버팀목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낮은 3% 안팎의 이율로 대출을 해주지만, 전세금이 낮아지지 않는 이상 대출받아야 하는 금액이 계속 늘어나야 한다.
우용표 한경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코칭엔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