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직후 열린 시 간부 공식회의에서 민선 6기 시정의 첫 번째 목표로 ‘전국에서 가장 빠른 공장 설립 인허가와 기업 민원의 신속한 처리’를 내걸었다. 중부권 대표 산업도시로 성장한 천안이 이 무렵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 탓에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252건에 달한 공장 유치 실적은 2014년 143건으로 급감했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수도권 기업 유치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번번이 뺏겼다. 2011년 수도권 기업 여덟 곳을 천안으로 옮겨오게 했지만 2013년 한 곳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4년에는 ‘제로(0)’가 됐다.

구 시장은 “당시 아산 등 경쟁 도시는 기업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지만 천안시 공무원들은 앉아서 기업이 찾아오기만 기다렸다”고 떠올렸다. 그는 기업유치전담팀을 구성해 전국을 다니며 이전 수요가 있는 기업을 찾도록 했다. 공장 신·증축 때 모든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인허가 기간을 최소 절반까지 줄이라고 지시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처리한 인허가 민원 568건의 처리 기간은 건당 5.8일로 법정처리 기간(건당 11.8일)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천안시의 기업 유치 실적은 237건으로 전년보다 65.7% 늘었다. 아인스 동아수지 정진기계 루멘스 등 수도권 기업 네 곳을 천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천안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벌인 외국인투자기업 체감도 조사에서 ‘투자환경이 가장 뛰어난 도시’로 선정됐다.

천안=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