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진단 마치면 원샷법 적용 여부 검토 돌입할 듯

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원샷법'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2일 공개됨에 따라 앞으로 어떤 업종에 주로 적용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원샷법에 관심을 보이는 업종은 공급과잉과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 조선 분야 등이다.

세 업종 모두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업종별 컨설팅 보고서 작성을 통해 자체 진단 작업에 착수했다.

철강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고, 석유화학 업체도 테레프탈산(TPA) 등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조선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를 중심으로 조선업종 전체를 재편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업종은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원샷법'의 적용 여부를 자체 판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판단 기준은 공급과잉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세 업종의 업체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스스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보고서를 통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공급과잉 상황이 드러나면 원샷법 등을 통해 자체 군살 빼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사업재편 계획 실시지침'의 핵심도 과잉공급 업종에 대한 기준이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만 원샷법의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샷법은 각종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와 자금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을 벤치마킹했다.

실시지침에 담긴 과잉공급 판단 기준은 매출액 영업이익률, 가동률·재고율 등 보조지표, 수요 회복 가능성 등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산업구조조정 개선방향 보고서도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의 과잉공급이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당시 일본 산업경쟁력강화법의 과잉공급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전체 194개 산업 가운데 55개(28.4%)가 과잉공급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부실화가 심화하고 있는 조선, 철근과 봉강을 포함한 철강, 나프타 등을 중심으로 한 화한 등 주력 산업의 다수가 과잉 상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보기술(IT) 업종에서는 평판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컴퓨터 주변기기 등 많은 업종이 과잉공급 상황"이라며 "육가공품, 판지 등 전통적인 산업군에서도 과잉공급 업종이 다수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보고서의 분석은 일본 측 기준에 따른 것이라 국내 원샷법의 기준을 적용할 때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허정수 산업부 기업정책팀장은 "영업이익률 비교 기준이 한국은 10년이지만 일본은 15년으로 차이가 있다"며 "보조지표의 경우도 우리는 5개 중 2개를 충족해야 하는데 일본은 비용·가격 지표와 매출액 영업이익 지표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