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학' 사기혐의 사건 담당 판사 공개비판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공개 석상에서 멕시코계 연방 판사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막말을 퍼부었다.

2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오후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 유세 도중 작심한 듯 '트럼프 대학' 사기 혐의 사건을 담당하는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의 곤살레스 쿠리엘 판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쿠리엘 판사는 최근 트럼프 대학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에게 오는 11월 28일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결정한 인물이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재판이 11월 언젠가 진행되게 돼 있는데 이것은 공식 재판감도 아니다.

약식 판결로 신속히 종결됐어야 할 그런 사안"이라면서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데도 나를 증오하는 한 명의 판사가 있다.

그는 나를 증오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은 곤살레스 쿠리엘로, 그는 올바른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쿠리엘 판사는 스스로 부끄러울 줄 알아야 한다"면서 "법원이 쿠리엘 판사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한다.

왜냐면 그가 하는 일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특히 "그 판사가 공교롭게도 멕시코인인데 그것은 나쁠 게 없다.

좋다"면서 "아무튼 멕시코인들은 내가 일자리를 주면 결국 나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폭행범 등 범죄자로 취급하고, 더 나아가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 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밝혀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유세장에서도 1천 명 가량의 시위대가 트럼프의 '반(反) 이민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일부 시위대는 '망할(F***) 트럼프'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한편, 현재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인 트럼프 대학 사기 사건은 트럼프가 93%를 투자한 트럼프 대학이 2004년부터 대학 인가를 받지 않은 채 '대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부동산 투자 비법을 가르쳐 논란이 인 사건으로, 일부 학생들은 트럼프의 부동산 투자 성공 비결을 배우려고 3만5천 달러(약 4천100만 원)를 냈는데 모든 게 가짜로 드러났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