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동안 미허가 제품 마시고 복통·설사 등 시달려

최근 중국에서 불량우유가 수십곳의 유치원에 공급, 원생들이 복통 등에 시달리는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언론은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류저우(柳州)시의 유치원 30여 곳에서 4~6세 원생들이 지난 1년 동안 불량 우유 등으로 인해 복통·설사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23일 보도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류저우시 탄중(潭中)유치원의 원생 10여 명이 발열, 구토, 혈변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 진찰 결과 '세균 감염' 진단을 받았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피해아동 학부모들이 유치원에 결석계를 내는 과정에서 반(班)마다 원생 20여 명이 어지럼증, 복통, 발열, 구토, 코피 등의 증상을 보인 사실도 드러났다.

류저우시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은 이들 원생의 가검물을 채취하고 발병 경로를 조사한 결과, 아이들이 섭취한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에 하자가 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 유치원에서 원생에게 제공한 훙리(紅日) 상표의 유제품은 당국 허가를 받지 않고 생산돼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고 생산날짜도 허위로 기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보건 당국은 생산공장에서 우유, 요구르트, 밀크티 등 미허가제품 1만여 점을 압수하고 제품이 유치원에 공급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학부모 레이(雷)씨는 "탄중(潭中)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우유를 3년이나 마셔왔고 최근 1년간 집에 돌아와서 수시로 어지러움과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다"며 "매일 마시는 우유가 원인인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시촨(西船)유치원의 한 학부모는 자녀가 1주일에 3차례 정도 코피를 흘려서 병원에 데려갔으나 의사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국은 해당 유치원 원장들의 직위를 해제하고 원생들에 대한 정밀 신체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는 2004년 가짜 분유 사건과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이 발생해 학부모들을 경악케 한 바 있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