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용훈 서울도서관장 "외로운 아이 보듬는 선녀님…어른들에게도 '힐링'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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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장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
이상한 엄마
이상한 엄마
일하는 엄마는 아이(호호)가 열이 심해 조퇴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집에 가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연락해 보지만, 비가 와서인지 전화 연결이 잘 안 된다. 허둥지둥 계속 전화를 걸다가 누군가와 연결이 됐다. 엄마의 엄마…. 그런데 정작 전화가 연결된 사람은 엄마가 아니라 선녀님이었다. 요즘은 선녀님에게도 전화가 연결되는가 보다.
엉겁결에 전화를 받은 선녀님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호를 찾아간다. 그런데 아이를 키워 본 적은 없는가 보다. 먹을 것을 만드는 것도 서툴고, 설거지도 하지 않고, 청소도 빨래도 하지 않는다. 그냥 호호 곁에서 같이 있어준다. 호호도 엄마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밥도 같이 먹고, ‘이상한 엄마’가 깔아준 구름 잠자리에서 잠을 잔다. 낯선 사람과는 만나지도 말아야 하는 세상인데 말이다.
호호가 잠이 든 다음, 회사 일을 마친 엄마가 허겁지겁 집에 돌아온다. 호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 자고 있다. 마음이 놓인 엄마도 아무렇지도 않게 구름 이불 위에서 호호를 안는다. 나중에 눈에 들어온 것은 이상한 엄마인 선녀님이 두고 간 옷가지. 선녀님은 옷가지를 벗어두고 하늘로 제대로 올라갔을까? 이번에는 호호 엄마가 그 옷을 입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상한 엄마가 돼주지 않을까?
한 책 행사에서 이 책을 읽었더니 자리를 함께한 일하는 엄마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좋아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특히 일을 하는 엄마들은 오롯이 혼자 힘만으로 아이를 키우기는 참 힘들다. 그러니 우리 곁에는 함께 아이를 보살펴줄 ‘이상한 엄마’가 있어야 한다. 우리 자신도 누군가에게 이상한 엄마가 돼 우리 아이들이 언제든 필요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아프지 않고 잘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외로운지 모르겠다. 외로움은 병이 된다. 그러니 아이들이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도록 아이들끼리는 물론 어른들도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도와야 한다. 호호가 이상한 엄마를 보고 소리를 지르고 나가라고 하지 않은 것은 그런 점에서 소중한 마음이고 태도가 아닐까? ‘손님이 오지 않는 집에는 천사도 오지 않는다’는 이슬람 속담이 있다. 낯선 손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늘 천사들과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호호는 그렇게 이상한 엄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품에서 편하게 잠잘 수 있는 아이다. 호호도 천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천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림책은 어른들이 다시 아이가 돼 천국에 갈 수 있는 천사의 날개가 아닐까 한다. 요즘은 좋은 그림책이 많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백희나 지음, 책읽는곰, 1만2000원)
엉겁결에 전화를 받은 선녀님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호를 찾아간다. 그런데 아이를 키워 본 적은 없는가 보다. 먹을 것을 만드는 것도 서툴고, 설거지도 하지 않고, 청소도 빨래도 하지 않는다. 그냥 호호 곁에서 같이 있어준다. 호호도 엄마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밥도 같이 먹고, ‘이상한 엄마’가 깔아준 구름 잠자리에서 잠을 잔다. 낯선 사람과는 만나지도 말아야 하는 세상인데 말이다.
호호가 잠이 든 다음, 회사 일을 마친 엄마가 허겁지겁 집에 돌아온다. 호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잘 자고 있다. 마음이 놓인 엄마도 아무렇지도 않게 구름 이불 위에서 호호를 안는다. 나중에 눈에 들어온 것은 이상한 엄마인 선녀님이 두고 간 옷가지. 선녀님은 옷가지를 벗어두고 하늘로 제대로 올라갔을까? 이번에는 호호 엄마가 그 옷을 입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이상한 엄마가 돼주지 않을까?
한 책 행사에서 이 책을 읽었더니 자리를 함께한 일하는 엄마들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좋아했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특히 일을 하는 엄마들은 오롯이 혼자 힘만으로 아이를 키우기는 참 힘들다. 그러니 우리 곁에는 함께 아이를 보살펴줄 ‘이상한 엄마’가 있어야 한다. 우리 자신도 누군가에게 이상한 엄마가 돼 우리 아이들이 언제든 필요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아프지 않고 잘 자랄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외로운지 모르겠다. 외로움은 병이 된다. 그러니 아이들이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도록 아이들끼리는 물론 어른들도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도와야 한다. 호호가 이상한 엄마를 보고 소리를 지르고 나가라고 하지 않은 것은 그런 점에서 소중한 마음이고 태도가 아닐까? ‘손님이 오지 않는 집에는 천사도 오지 않는다’는 이슬람 속담이 있다. 낯선 손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늘 천사들과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다.
호호는 그렇게 이상한 엄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품에서 편하게 잠잘 수 있는 아이다. 호호도 천사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천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림책은 어른들이 다시 아이가 돼 천국에 갈 수 있는 천사의 날개가 아닐까 한다. 요즘은 좋은 그림책이 많다.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백희나 지음, 책읽는곰,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