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지난 1분기 9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912억5409만원으로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당기순손실도 659억565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 발행을 크게 늘렸던 해외지수연계 ELS 운용 손실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대표 재임 시절인 작년 상반기에 자체 헤지(손실 회피)형 ELS 발행 잔액을 1조9000억원까지 늘렸다. 그러나 6월 이후 홍콩 증시가 급락하는 등 해외시장 급변에 따른 대응에 실패하면서 큰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도 ELS 손실 여파로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연간 누적으로 총 166억원의 적자를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이 좋아 중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큰 이익을 봤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말 여승주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지만 ‘ELS 손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여의도 회사 사옥(한화금융센터빌딩) 토지와 건물을 계열사 한화손해보험에 1327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악화된 회사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최대한 자체 헤지 손실을 줄여 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3월 ELS를 담당했던 본부장과 임원을 교체했다“며 “장외파생상품(OTC) 영업팀과 운용팀, 금융공학팀과 운용사업부를 각각 분리해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주 전 대표는 4·13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회사를 떠나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ELS 운용을 위해 주 전 대표가 영입했던 정해근 부사장도 함께 회사를 떠났다.

여 대표는 “전 임직원이 하나가 돼 이번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