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을 방문해 취재하던 영국 공영방송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를 9일 추방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지난 6일 공항에서 ‘부적절한 보도’를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항공기 탑승을 저지당하고 8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북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위원장 오용일은 이날 외신 기자들을 만나 “윙필드-헤이스는 해명할 수 없는 이유로 평양비행장 봉사일꾼들에게 매우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문화풍습을 비난하는 등 언론인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다”고 추방 이유를 밝혔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이날 오후 6시께 평양발 중국국제항공(CA) 편을 이용,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외신 기자 30~40명의 질문에 그는 “(북한을) 빠져나와서 기쁘다(I’m glad to be out)”고 말했다. ‘풀려나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안도감을 느낀다(I feel get relieved)”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지금은 인터뷰하지 않겠다. 나중에 성명서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지난달 30일 “김정일이 숨지고 나서 그의 뚱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아들 김정은이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고 보도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