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카카오 등 국내외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개인 맞춤형 실시간 방송 플랫폼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라이브(LIVE)’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의 핵심 사업이 무엇이냐에 따라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IT기업 '실시간 방송 플랫폼' 전쟁…네이버는 '콘텐츠' 카카오는 '소통' 페북은 '연결'
카카오·라인, 메신저 연계에 방점

카카오의 모바일 실시간 개인 방송 앱(응용프로그램) ‘슬러시’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친구를 초대해 생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녹화된 동영상을 카카오톡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에서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시원하고 달콤한 형형색색의 슬러시처럼 다양하고 독특한 자신만의 라이브 콘텐츠를 꾸밀 수 있는 서비스”라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와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소통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일본 최대 메신저인 라인도 지난해 말부터 슬러시와 비슷한 ‘라인 라이브’를 서비스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시청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100여명의 유명인사와 연예인 등이 스마트폰 앱, 웹 브라우저 등에서 생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라인은 올 하반기부터 일반인도 누구나 실시간 방송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페북·트위터, SNS 내 연결 극대화

별도의 개인 방송 앱과 메신저를 연계하고 있는 카카오 라인 등과 달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 정통 SNS 업체들은 자신의 플랫폼 내에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지난달 초 확대 개편한 페이스북 라이브는 일반 개인이 불특정 다수나 특정 친구를 대상으로 실시간 방송을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별도의 앱이 아닌 자신의 타임라인이나 뉴스피드에서 동영상을 재생, 노출하는 방식이다. 트위터 페리스코프 역시 지난해 1월 아이폰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도 실시간 동영상을 타임라인에서 자동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네이버 “영상 콘텐츠 강화”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구글 유튜브는 생방송 기능인 유튜브 라이브를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생중계 송출은 스마트폰이 아닌 웹에서만 가능하다. 실시간 동영상을 찍어 내보내는 1인 크리에이터 등에게 조회 건수에 따라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배분하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에서 생산된 동영상을 의사소통 수단이 아닌 광의의 콘텐츠로 분류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브이(V)도 유튜브와 비슷한 접근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K팝 스타나 뷰티 크리에이터 등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이 서비스는 네이버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로도 활용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사용자의 욕구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마다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며 “각 기업의 핵심 사업과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서비스를 접목하다 보니 각 플랫폼 간 차별성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