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지난 3일부터 이틀째 태풍에 버금가는 강풍이 불면서 항공기 수백편이 결항하고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가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대구 인천 경기 강원 경북 충북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이날까지 이틀째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강원 미시령 초당 45.7m, 경북 포항 31.7m, 인천 백령도 27.3m 등을 기록했다. 서울 등 중부지방에도 초당 15m가량의 강풍이 불었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중심부 최대 풍속이 초당 17m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뜻한다. 소형급 태풍의 최대 풍속은 대개 초당 20m다. 여름철이 아니라 봄철에 태풍급 강풍이 찾아온 것은 이례적이다.

기상청은 이번 강풍이 한반도 주변에서 급격히 발달한 ‘폭탄 저기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기압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대류가 왕성해지면서 형성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북쪽에 자리잡은 저기압의 중심 기압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폭탄 저기압이 발달했다”며 “일본 부근에 강하게 형성된 고기압과 큰 기압 차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 방향으로 부는데, 큰 기압 차로 인해 남쪽에서 북쪽으로 강풍이 불었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강풍으로 제주공항을 비롯한 전국 공항에서 3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수백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제주도에는 황금연휴인 5, 6일에도 강한 비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제주도엔 5일 오후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 6일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