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중·일 관광객 7000여명 태운 크루즈선 3척 떴다
올 들어 처음 외국 크루즈선 3척이 동시에 부산을 찾았다. 부산항이 크루즈 허브항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2일 이탈리아 국적의 코스타세레나호(11만4000t급)와 영국 국적의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15만5000t급), 프랑스 국적의 M.V.소레알로호(1만900t급)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중국의 노동절 황금연휴(4월30일~5월2일)와 일본의 골든위크(4월29일~5월8일)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크루즈를 타고 대거 부산을 방문한 것이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관광공사, 해양수산부는 크루즈선을 유치하고 새 터미널을 준비하는 등 크루즈 관광객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 첫 방문한 크루즈 세레나호는 중국인 관광객 3700여명을 태우고 오전 7시40분 감만부두에 들어왔다. 이어 소레알호가 유럽 관광객 220여명을 태우고 낮 12시 부산항국제여객부두에 정박했고, 낮 12시40분 영도국제크루즈부두에 접안한 프린세스호는 일본인 관광객 3100여명을 태우고 왔다. 3척의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에 온 관광객은 모두 7000여명이다. 이들은 대형 버스에 나눠 타고 부산시내 곳곳을 둘러본 뒤 오후 7시에 다음 기항지로 떠났다.

감만부두와 영도국제크루즈부두에는 외국인 손님을 맞으려는 관광버스 90여대가 줄지어 있다가 관광객을 태우고 시내로 안내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그룹으로 나뉘어 해운대, 국립해양박물관, 용두산공원, 해동용궁사, 면세점 등 부산 전역을 관광했다. 국제시장, 부평시장, 자갈치시장 등 원도심 전통시장에도 이른 아침부터 관광객이 몰렸다.

조재현 부산 신세계면세점 홍보마케팅 차장은 “지난 3월 신세계 센텀시티몰로 면세점을 확장 이전한 데다 크루즈 관광객이 늘면서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급감한 크루즈 관광객이 모처럼 한꺼번에 몰려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국제시장 가방매장의 한 직원은 “아침부터 관광객이 몰려 너무 좋다”며 “계속 크루즈가 들어온다고 해 사은품 제공 등 손님 끌기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부산항만공사와 해수부는 크루즈선 입항을 늘리기 위해 크루즈 관련 국제행사와 대형 크루즈선 유치에 나섰다. 부산항만공사는 오는 12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산국제크루즈관광산업 박람회를 연다.

해수부는 44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동삼동 크루즈부두를 22만t급 초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확장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에는 크루즈선이 225회 입항해 관광객 45만여명이 방문한다. 3척이 동시 입항하는 날이 7일, 2척이 동시 접안하는 날은 36일이다. 지난해 3척이 동시 접안한 날은 하루밖에 없었고 2척이 동시 접안한 날은 6일이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