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3차 대전'…롯데 월드타워점·SK 워커힐 기사회생할까
[ 오정민 기자 ] 정부가 서울에 신규 면세점 4곳을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기업 간 쟁탈전이 재현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면세점 대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기사회생 기회를 얻은 만큼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탈락한 현대백화점도 재도전 의사를 피력한 상태다.

관세청은 29일 서울 시내에 4개의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설치하되, 1개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경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특허심사의 투명성·공정성 제고를 위해 심사기준, 배점 및 결과 공개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안이 마련되면 관세청 홈페이지에 특허신청 공고를 게시, 4개월의 공고 절차 및 2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올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자료=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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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각각 다음달과 6월에 문을 닫는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부활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오랜 면세점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폐점으로 인한 실직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 지역적으로도 기존 면세점들과 분산돼 있다 점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두 면세점 모두 이번에 특허를 받더라도 한동안 영업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급 적용은 특정 기업이 특혜를 받는다는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에 관세청은 신규 특허로 방향을 틀었다.

재도전 기회를 얻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기사회생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롯데그룹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흥행, 올해 말 완공되는 롯데월드타워 성패 등의 사안이 걸려 있기 때문이 반드시 특허를 쟁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호텔롯데는 법인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80% 이상이 롯데면세점에서 발생하는 구조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정책 결정을 환영한다"며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특허를 받기 위해 채비에 돌입하는 한편,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 및 운영, 여름 성수기에 집중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대책 등에 돌입한다.

SK네트웍스도 24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게 된 만큼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산에 통합물류창고, 정보기술(IT)시스템 등의 자산을 넘겼지만 오랜 업력을 보유한 만큼 재운영에 크게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SK네트웍스 측도 "워커힐면세점 특허 상실로 재고 처리와 확장공사 중인 면세점 공간의 대체활용 방안 등의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어려움이 많다"며 "워커힐면세점이 지속될 수 있다면 한국관광산업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작년 7월 면세점 입찰 당시와 같이 강남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내세우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랜드그룹은 현 시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도전 의사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1곳의 경우 패션그룹형지 등이 도전자로 거론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부산 지역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향후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형지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과 관련, 김해공항 입찰 설명회에 참가하는 등 꾸준히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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