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부처' 기재부-행자부, 축구장에서도 '자존심 경쟁'
행정자치부 축구단 간사를 맡고 있는 양현우 사무관은 토요일 새벽마다 동료 공무원들과 함께 축구 연습을 하고 있다. 휴일인 토요일에도 축구 연습에 매진하는 이유는 23일 열리는 기획재정부 축구단과의 친선 축구경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 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기재부와 행자부의 친선 축구대회를 앞두고 두 부처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와 정부조직 및 지방자치단체를 통솔하는 행자부는 대표적인 ‘메이저 부처’로 꼽힌다.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일이 적지 않은 두 라이벌 부처의 신경전이 친선 축구경기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각 부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친선 경기임에도 행자부는 홍윤식 장관이 직접 나와 응원하기로 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홍 장관은 당초 5분가량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장관이 선수로 나서면 공정한 경기가 될 수 없다’는 만류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단 고문을 맡은 전성태 창조정부조직실장과 축구단 회장인 한창섭 의정관 등 선임 실·국장들도 행자부의 주전 선수로 나선다.

기재부의 대표 주전 선수는 문창용 세제실장이다. 기재부 축구단 회장을 맡고 있는 문 실장은 평소 ‘젠틀’한 이미지와 달리 지난해 내부 체육대회의 축구경기에 나가 부상을 입을 정도로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번 행자부와의 ‘결전’에서도 주전으로 뛸 예정이다.

강경민/이승우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