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신차 호조 맞물려 고속성장 예고…대기업 진입으로 시장 신뢰도 높아져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선수요 효과가 소멸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발표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시장도 전체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고속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차 내수 판매량 3~4% 성장

올해 내수 판매량(수입차 포함)은 전년 대비 3~4% 성장하며 사상 최초로 19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차 내수판매는 올 1분기 누적 36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하반기 개별소비세 종료 후유증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대형 승용 신차 효과 △친환경 전용 신차 출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세 효과로 전년 대비 4% 증가한 165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수입차 내수판매는 1분기 누적 5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과세 강화에 따른 법인 수요 감소,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 유로6(유럽연합이 정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 단계) 도입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엔 회복세가 예상된다. 주요 모델의 신차 효과와 수입차 업체 공세 강화 등으로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24만9000대로 전망된다.

자동차업체 간 시장점유율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3사의 신차 효과냐,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성이냐가 관건이다. 수출 판매량은 4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전년 대비 3~4% 감소한 286만대 수준이 예상된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현지 통화 약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신흥시장 경기침체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흥시장 자동차 수요 감소의 완충재 역할을 한 미국 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된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대기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자동차 판매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 가파른 성장세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359만건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신차 판매량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5.6%로 같은 기간 신차 시장(3.3%)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중고차 거래 시장 규모는 32조~35조원으로 추정된다. 평균 판매금액을 900만~1000만원으로 가정해 산출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국내 내수 신차시장 규모(5사 합산 기준)인 36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차량 성능 개선 및 수명 증가, 수입 중고차 시장 성장, 내수 경기 부진 등으로 중고차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중고차 거래 시장은 선진국 수준인 신차 시장의 2.5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신력 있는 기업의 중개로 중고차 매매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미국 및 일본과 달리 중고차 유통이 영세하고 가격 산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중고차 경매 비중은 4~5% 수준으로 일본(약 50%), 미국(20~25%)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중고차 경매사업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최근 대기업들도 적극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자동차 경매 시장 점유율 약 48%를 차지하며 자동차 경매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양호한 품질 등으로 경매 낙찰률(약 57%)도 경쟁업체 대비 비교적 높다. 중고차 매물을 대량 확보할 수 있는 대형 렌터카업체들도 공세를 점차 강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수입 중고차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수입차 업체들이 직접 중고차 인증 판매사업을 하며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MW는 2005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는 2011년부터 주행거리 10만㎞ 이내 차량을 매입해 정밀 점검을 거쳐 판매하는 중고차 판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갑호 <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 kh1022@iproves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