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또 수정된 한은의 성장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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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한은 전망치
매년 장밋빛에서 하향 수정 거듭
정확도 높이든지 통화정책 내놓든지"
하태형 <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
매년 장밋빛에서 하향 수정 거듭
정확도 높이든지 통화정책 내놓든지"
하태형 <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이란 문자 그대로 모든 금융기관의 중추란 의미다. 따라서 중앙은행에서 예측하는 경제전망치는 국내에서 가장 큰 권위를 가지며, 그 정확도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예컨대 세계경제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데, 한국은행이 제시하는 경제전망의 예측치가 곧 우리 한국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짓는다고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한국은행의 예측치는 이미 그 신뢰성을 잃어버렸다.
물론 미래의 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훨씬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예측치보다 매년 훨씬 크게 틀린다면 어찌 문제가 없다고 하겠는가? 예를 들어보자. 201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9%에 그쳤다. 그런데 한은이 2013년 경제전망을 발표한 2012년 4월의 전망치는 4.2%로 무려 1.3%포인트의 큰 오차를 보였다. 2014년 경제성장률은 3.3%였는데, 한은의 2013년 1월 전망치는 3.8%로 0.5%포인트의 오차를 기록했다. 2015년 2.6%에 그친 경제성장률의 2014년 4월 전망치는 4.2%로 우리가 예상하기 힘들었던 ‘메르스’란 복병을 감안하더라도 1.6%포인트란 엄청난 오차를 보였다. 한은은 2016년인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도 처음에는 2015년 1월에 3.7%로 발표했다가 3개월 뒤인 4월에 3.4%로 낮춘 데 이어 10월에는 3.2%로 내렸다. 그리고 올 1월에는 다시 3.0%로 발표한 데 이어 19일 2.8%대로 또다시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예로 보아 앞으로 한두 차례 추가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한은의 경제전망 예상 수치의 부정확성이 비단 성장률 전망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은이 2014년 1월 발표한 2015년 물가상승률 예측치는 2.8%였다. 정확히 1년 뒤인 2015년 1월 이 예측치는 1.9%로 수정됐지만, 2015년도 실제 물가상승률은 0.7%에 그쳤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한은으로서도 이에 대해 이해를 구할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은이 발표하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차적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기초할 텐데, 한은이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국제통화기금(IMF)등의 자료가 대개 체계적인 상고하저(上高下低)식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나가니 한은도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같은 IMF 전망치를 쓰는 다른 민간부문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는 왜 한은보다 더 정확한 것인가?
또 한은 입장에서는 정부부처인 기획재정부 경제전망치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기획재정부의 전망치도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로서, 기획재정부가 내놓는 경제전망치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전망치가 아니다. 즉 이 수치에는 일종의 정책목표 달성이란 정책의지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측(forecasting)이라기보다는 정책목표(goal guidance)의 측면이 있다.
반면 한은은 그런 정책목표와는 적어도 법적으로는 무관하다. 예컨대 기획재정부가 의도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실제 경제상황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면 이를 경고하고 상호 정책조정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한은에는 있는 것이다. 현실보다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으면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하든가, 아니면 처음부터 더 정확한 전망치를 제시하든가 해야 할 텐데 한은의 입장은 무엇인지 가늠이 잘 안 된다.
하태형 <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
물론 미래의 일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훨씬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예측치보다 매년 훨씬 크게 틀린다면 어찌 문제가 없다고 하겠는가? 예를 들어보자. 201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9%에 그쳤다. 그런데 한은이 2013년 경제전망을 발표한 2012년 4월의 전망치는 4.2%로 무려 1.3%포인트의 큰 오차를 보였다. 2014년 경제성장률은 3.3%였는데, 한은의 2013년 1월 전망치는 3.8%로 0.5%포인트의 오차를 기록했다. 2015년 2.6%에 그친 경제성장률의 2014년 4월 전망치는 4.2%로 우리가 예상하기 힘들었던 ‘메르스’란 복병을 감안하더라도 1.6%포인트란 엄청난 오차를 보였다. 한은은 2016년인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도 처음에는 2015년 1월에 3.7%로 발표했다가 3개월 뒤인 4월에 3.4%로 낮춘 데 이어 10월에는 3.2%로 내렸다. 그리고 올 1월에는 다시 3.0%로 발표한 데 이어 19일 2.8%대로 또다시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예로 보아 앞으로 한두 차례 추가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한은의 경제전망 예상 수치의 부정확성이 비단 성장률 전망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은이 2014년 1월 발표한 2015년 물가상승률 예측치는 2.8%였다. 정확히 1년 뒤인 2015년 1월 이 예측치는 1.9%로 수정됐지만, 2015년도 실제 물가상승률은 0.7%에 그쳤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한은으로서도 이에 대해 이해를 구할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은이 발표하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차적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기초할 텐데, 한은이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국제통화기금(IMF)등의 자료가 대개 체계적인 상고하저(上高下低)식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나가니 한은도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같은 IMF 전망치를 쓰는 다른 민간부문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는 왜 한은보다 더 정확한 것인가?
또 한은 입장에서는 정부부처인 기획재정부 경제전망치와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기획재정부의 전망치도 분명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부부처로서, 기획재정부가 내놓는 경제전망치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전망치가 아니다. 즉 이 수치에는 일종의 정책목표 달성이란 정책의지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측(forecasting)이라기보다는 정책목표(goal guidance)의 측면이 있다.
반면 한은은 그런 정책목표와는 적어도 법적으로는 무관하다. 예컨대 기획재정부가 의도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실제 경제상황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면 이를 경고하고 상호 정책조정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책무가 한은에는 있는 것이다. 현실보다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으면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하든가, 아니면 처음부터 더 정확한 전망치를 제시하든가 해야 할 텐데 한은의 입장은 무엇인지 가늠이 잘 안 된다.
하태형 <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