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116개 컨테이너 박스를 산 이유는
[정인설 기자] 롯데면세점이 116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샀다. 해외 면세점으로 물건을 실어 나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취약 계층의 취업을 지원하고 문화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롯데면세점은 102억원을 들여 서울 성수동 서울숲에 공익적 창조 문화공간인 ‘언더스탠드에비뉴’를 세웠다고 19일 발표했다. 서울숲 진입로에 있는 유휴부지 4126㎡에 컨테이너 박스 116개를 3층 높이로 쌓아올린 형태다.

롯데면세점은 언더스탠드에비뉴을 통해 다문화가정과 경력단절 여성, 청소년, 예술가 등을 돕는다. 다문화가정과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을 지원하고 청소년에게 현장실습 공간을 제공한다. 공연장과 문화공간을 세워 다양한 예술 공연을 한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편집샵과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공간도 세웠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고 서울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다.

때문에 창조 문화 공간의 이름을 언더스탠드에비뉴로 정했다. ‘아래’를 뜻하는 ‘언더(under)’와 ‘세우다, 일어서다’의 ‘스탠드(stand)’를 결합한 것으로, 낮은 자세로 이해하고 노력해 취약 계층이 자립하는데 도움을 주자는 의미다. 언더스탠드에비뉴를 지난해 발표한 사회공헌 혁신 5개년 계획인 ‘상생비전 2020’의 대표 프로젝트로 키운다는 뜻도 담았다.
롯데면세점이 116개 컨테이너 박스를 산 이유는
롯데면세점은 언더스탠드에비뉴에 자체 사회공헌 프로젝트 중 하나인 ‘탱키패밀리’ 캐릭터샵도 넣었다. 탱키패밀리는 롯데면세점이 5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캐릭터다.서울과 강원, 부산 등에서 선정된 9개 청년기업에 캐릭터 라이센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캐릭터샵에선 청년기업들이 탱키패밀리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한 인테리어 소품과 가방 등이 판매된다. 매출의 1~3%는 다시 사회공헌사업에 기부된다.

언더스탠드에비뉴 개관을 기념해 2주간 조세현 사진작가의 ‘눈빛’ 사진전이 열린다. 차승원과 김수현, 이민호, EXO, 최지우 등 30여 명의 롯데면세점 모델들이 참여한 전시회다. 야외 밴드공연과 실크스크린 체험, 컨테이너 옥상텃밭 행사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언더스탠드에비뉴는 ‘기업과 지역의 공유 가치 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롯데면세점과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앞으로 롯데면세점은 ‘낮은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자립을 돕는다’는 의미의 언더스탠드에비뉴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