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지수는 4개월만에 2010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재개됐다. 외국인은 사흘 연속 사자를 외치며 지수 상승을 떠받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7500억원 이상 사들이며 올해 들어 4번째로 높은 주간 단위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글로벌 유동성 확대기조 속에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완화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 지표들도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 속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사자세는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순매도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차익 실현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 후반부터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 1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투자자의 이목이 기업 실적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실적 모멘텀은 유로존,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주 삼성전자·LG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은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주에는 약 15개 기업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에프엔가이드(증권정보업체) 기준 23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월 대비 2.5%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포스코, 포스코대우, LG화학 등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월 중순 이후 5~10% 상향 조정됐다"며 "이들 기업들이 높아진 눈높이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하면 실적 기대감을 한 단계 높이고 코스피 2000선 돌파·안착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진단해다.
다만 그는 코스피의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기업들이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소재·산업재 종목이므로 단기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박스권 상단에 도달한데다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이 재차 강화될 수 있다"며 "코스피의 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