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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이제 국회를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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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권 누리며 정파이익 좇는 의원들
    국민이 국회 운영에서 배제된 탓
    국가·국민 위하는 국회 개혁 나서야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 >
    [다산칼럼] 이제 국회를 바꿀 때다
    엊그제 ‘민주주의의 최고 행사’라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 20대 의원 300명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의원들이 충실한 국민의 대의자(代議者)로서 4년을 봉사할지는 보장할 수 없다. 지난 19대 때에서 보듯, 이들은 국가·국민의 이익을 배반하고 당쟁에만 몰두하는 ‘민주주의 시대의 귀족집단’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이런 국회를 개혁하는 것이 총선보다 더 필요하고 시급한 대사가 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과거 우리 의원들은 국회를 파업해 몇 달씩 놀고, 정부가 요구하는 법률 처리를 몇 년씩 깔아뭉개고, 예·결산 심사, 기타 국정 의무를 무수하게 포탈·일탈·보이콧했다. 19대 때는 국회선진화법이란 반(反)헌법적 법을 만들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국가가 아무 일도 추진할 수 없게 했다. 이런 국회는 민주주의 국가의 허울을 쓰는 도구로 필요할 뿐 국가·국민에게는 쓸데없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 국회가 이렇게 된 근본적 이유는 국민이 국회의원을 결정하는 것에서 소외된 데 있다. 지난 공천 과정에서 보았듯이 여야는 국회의원 후보를 당의 권력자 뜻대로 마구 자르고 뽑는다. 이 후보들은 당선된 뒤 오직 당파의 보스에게만 충성할 뿐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국민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세비·수당·특권을 국회 스스로 정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이 권력은 국민이 되찾아야 마땅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국회의원은 연평균 세비 1억3796만원, 의원실 운영 등 지원비 9100만원, 이 밖에 특별활동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을 받는다. 200여개가 된다는 이들의 특권 중 가장 큰 특권은 4년간 어떤 일이 있더라도 파면, 해고나 세비 지급 정지를 당할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회기 중 노상 의석을 비우고,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금도 안 내고 수억원씩 챙기고, 국회 활동을 위해 지원된 9명의 보좌관을 지역구 관리와 선거 지원에 쓰는 등 온갖 도덕적 해이를 저질러왔다. 세계의 의회민주주의 선진국은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국회는 해산할 수 있게 하고, 범법행위를 한 국회의원은 국회가 보호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무능의 국회, 일탈하는 국회의원들을 징계할 방법이 없다.

    올초 KBS는 덴마크 국회의원에 대한 다큐 방송을 내보냈다. 덴마크 국회의원에게는 개인 보좌관이 없다. 전용차도 없어 자전거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 국회의원 보수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600여만원이다. 덴마크 의원이 가지는 유일한 특권은 ‘현행범’으로 잡히지 않을 경우 국회가 면책특권을 풀어야 범죄 기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덴마크 국회가 면책특권을 풀지 않은 사례는 역사상 한 번도 없다. 인터뷰에 나선 덴마크 의원은 “우리는 지극히 똑같은 시민”이기 때문에 특권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걸핏하면 “개혁, 특권 내려놓기!”를 외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선진국 의원들은 자기 스스로 이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국회의원에게만 특별한 권력이 한국 국회의원의 자질을 타락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특권이 많으면 자리 유지를 위해 온갖 사력을 다하는 게 인간 본능이다. 특권이 많을수록 국익민복보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상배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특권이 없다면 자기의 정치적 소신과 명예를 싸게 팔아먹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애국심과 지혜를 가지고도 비용이 들고 정치 세계가 어지러워 나서지 않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를 대폭 개선한다면 진정 공익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주게 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국회 발전을 이루자는 일에 보수·진보, 좌파·우파의 견해가 다를 수 없다고 본다. 이 개혁은 국회의원 스스로는 절대 불가능하므로 총선이 끝난 지금부터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 kimyb5492@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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