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총선] 대선주자 시험대, 대구 민심 판가름…여기서 지면 치명상!
이번 4·13 총선에선 단순히 1석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담길 초접전 선거구가 유난히 많았다.

서울 종로와 노원병, 대구 수성갑은 차기 대선 가도와 맞물려 있는 지역이다. 종로에 출마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당내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지만 거꾸로 패하면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초반 앞서가던 오 후보가 막판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였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민주 후보 역시 선거에서 이기면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문수 후보가 승리하면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할 수 있지만 패하면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 김부겸 후보는 3수 끝에 험지에서 당선되면 1석의 가치를 넘어 ‘제2의 노무현’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단숨에 당권과 대권주자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론조사상으로는 김부겸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서울 노원병) 역시 당선되면 당내에서 내년 대선 행보에 일단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진’에 뛰어든 후보들의 선전 여부는 ‘지역주의 타파의 기수’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2014년 야권 표밭인 전남 순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순천시장 출신 노관규 더민주 후보에 맞서 막판까지 선전했다.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한 전재수 더민주 후보도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벌였다.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는 새누리당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전북 전주을에서 당락을 떠나 선전했다는 평가다.
[선택 4·13 총선] 대선주자 시험대, 대구 민심 판가름…여기서 지면 치명상!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무소속연대가 결성돼 친박후보들을 위협한 대구에선 TK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무소속 바람이 만만치 않았던 대구 동갑과 달성이다. 유 후보와 함께 탈당한 류성걸 무소속 후보는 대구 동갑에서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였다. 대구 달성에선 추경호 새누리당 후보와 구성재 무소속 후보가 맞붙었다.

과거 총선에서 수차례 만나 금배지를 두고 경쟁을 벌인 후보들이 또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곳 역시 관심지역이다.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더민주 후보는 이른바 ‘20년 맞수’다. 지금까지 네 번의 총선에서 2승 2패씩 거둔 두 사람은 결승전 같은 한판승부를 펼쳤다. 바로 옆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을 역시 정두언 새누리당 후보와 김영호 더민주 후보가 세 번째 대결을 벌였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 후보는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김 후보를 0.87%포인트(625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서울 영등포을 역시 권영세 새누리당 후보와 신경민 더민주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된 곳이다.

호남에서 강세를 보인 국민의당의 호남 석권 여부를 결정할 승부처도 있다. 8석이 걸린 광주에선 국민의당 후보가 대부분 지역에서 우위를 보였다. 유일하게 광주 광산을에서만 이용섭 더민주 후보가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막판 오차범위 접전을 벌였다. 전북 전주병에선 김성주 더민주 후보를 상대로 정동영 국민의당 후보가 중앙 정치 복귀를 위한 한판승부를 펼쳤다. 정 후보가 승리하면 전북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