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 7일 한국에 들어온 것은 여러모로 주목할 일이다. 이들이 통상 당·정·군 간부 자녀와 친인척 중에서 선발돼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계층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만큼 북 정권 차원에서 외화가 부족해진 나머지 이들이 근무하는 식당을 포함, 세계 130여개로 추정되는 해외식당에 외화를 벌어 상납하라고 크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UN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다 한·미·일의 추가제재가 북을 이중 삼중으로 옭아매고 있는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에서는 북한 식당에 가지 말라는 현지 동포들의 캠페인이 벌어지고, 우리 정부도 중국 업체의 북한 관광 유치를 자제토록 유도하는 등 북에 대한 직간접적인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대북교역 금지품목 발표에 이어 북한에 취업비자를 잘 내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그 어느 때보다 UN 차원의 대북 제재에 적극적이란 말도 들린다. 북이 외화를 벌어들이던 통로가 하나둘 막히고 있다. 김정은 정권을 포함한 북 내부의 충격이 상당할 것이다.

이번 집단귀순은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 통일부가 어제 추가 집단탈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대로 연쇄적인 탈북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반전을 수용할 대비를 해야 한다. 올해 총선이 끝나면 2017년엔 대선이다. 북은 김정일 체제가 흔들릴수록 핵, 미사일 등의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국내 정치상황과 맞물려 대북 전략에 혼란이 빚어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