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스마트폰에 치여 설자리 잃어가는 태블릿PC
PC를 대체할 차세대 디지털기기로 주목받던 태블릿PC가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이에 끼여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성능에서는 노트북에 뒤지고 휴대성에서는 스마트폰에 밀리며 수요가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이 지난해 2억700만대에서 2021년 1억4000만대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애플,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도 태블릿PC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전년보다 17.8% 감소한 214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삼성도 태블릿PC 판매량이 전년보다 약 18% 감소했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PC의 부족한 기능을 메우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5.7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 제품군이 증가하면서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울트라 노트북PC 가격이 내린 것도 악재다.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노트북 대비 장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태블릿PC의 저장용량은 평균 256기가바이트(GB)에 불과하지만, 노트북은 수백 GB의 공간을 지원한다. 시장이 위축된 태블릿PC와 달리 울트라 슬림 노트북PC 시장은 지난해 전년보다 25.4% 증가했다. 일부 울트라 슬림 노트북PC 가격은 100만원 수준까지 내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 삼성전자의 태블릿PC와 비슷해졌다.

PC업계 관계자는 “태블릿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노트북, 스마트폰 대비 특화된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주요 제조사가 키보드 달린 태블릿PC를 내놓으며 교육 및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