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대테러 방지 업무 강화…명동선 '피케팅 순찰'로 범죄 예방"
“집회가 말 그대로 축제 같은 분위기로 이뤄졌으면 합니다. 법의 테두리에서 축제하듯이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임종하 서울남대문경찰서장(사진)은 8일 “일부 집회 참가자와 시위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일부러 경찰과 마찰을 유도하는 일이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집회와 시위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하지만 불법엔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남대문경찰서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자주 열리는 서울광장과 서울역 등을 관할하고 있다. 전국에서 시위 참여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난해 1400여건의 집회가 이뤄졌고 참가 인원만 27만8000여명에 이른다.

지난 1월 부임한 임 서장은 집회나 시위뿐 아니라 대테러 방지 업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벨기에 폭탄테러 등으로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한 불안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임 서장은 “언론사, 특급호텔, 대형 백화점, 금융회사 본사 등이 몰려 있어 서울 시내에서 가장 테러 방지에 힘써야 할 지역”이라며 “작더라도 테러가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각 지역 파출소와 상황실을 핫라인으로 연결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남대문시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선 범죄 예방을 위해 ‘피케팅 순찰’을 하고 있다. 피켓에 ‘소매치기 조심하세요’ 같은 문구를 넣어 시장을 순찰하는 것으로, 일선 경찰관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임 서장은 “사람들이 피켓을 보면 ‘조심해야겠다’며 한 번 더 주위를 둘러보게 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동네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노숙인 전담경찰관을 따로 두고, 112신고 처리 후 안부를 묻는 ‘감동 문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임 서장은 “명부를 작성해 노숙인 300여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노숙인 전담경찰관을 둔 이후 노숙인 범죄가 줄어들어 관련 민원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간부후보생 39기인 임 서장은 1991년 4월 임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장과 충북청 경비교통과장, 청주흥덕경찰서장, 청주청원경찰서장, 서울청 5기동단장 등을 지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