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한민국 청년기업가 정신 아카데미’ 연사로 나선 스에마쓰 지히로 일본 교토대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교토 기업’을 소개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을 때 교토 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세계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일본 교토를 근거지로 사업을 시작한 교토 기업은 불황에도 고속 성장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1991년부터 10년간 일본전산, 무라타제작소 등 교토 기업 10곳의 실적이 평균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소니 파나소닉 등 도쿄에 본사를 둔 ‘도쿄 기업’ 7곳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교토 기업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에도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은 2009년 783억엔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무라타제작소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6.9배 늘었다.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 기업의 특징을 ‘혁신 성향’으로 정의했다. 교토 기업은 도쿄 기업에 비해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사업을 벌이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스에마쓰 교수는 “대부분이 오너 경영을 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며 “위험을 회피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교토 기업은 특화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는 공통점도 있다. 스에마쓰 교수는 “예비 창업가는 자신만의 무기인 기술력이 창업의 필수 요소”라고 조언했다.

교토 기업은 소비자 요구를 세분화하는 모듈식 경영을 한다. 각 소비자에게 적합한 모듈을 조합해 최종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에마쓰 교수는 “경영자원을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