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진짜 씨엔블루의 시작입니다”
그룹 ‘씨엔블루’(정용화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는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모호하다. 아이돌그룹 치곤 드물게 록음악을 하는 아이돌 밴드다. 무대에선 ‘칼군무’ 대신 악기 연주를 보여준다. 2010년부터 큰 기복없이 해외를 오가며 활동 중이지만, 데뷔곡 ‘외톨이야’만큼 인기를 끈 곡은 없다.

씨엔블루가 “우리만의 색을 보여줄 것”이라며 새 앨범을 들고 나왔다. 4일 발매한 여섯번째 미니앨범 ‘블루밍(Blueming)’이다. 이날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이번 앨범 수록곡 모두가 멤버들의 자작곡”이라며 “이제부터가 진짜 씨엔블루의 시작”이라고 소개했다.

“이전부터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은 게 많았지만 어려웠습니다. 매번 어깨에 힘을 가득 준 채 ‘뭔가 보여주자’는 식이었거든요. 데뷔 7년이 지나니 여유가 생겼어요. 이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리식대로 하는 거죠.”(이종현)

그들은 “데뷔 앨범의 큰 성공 이후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화는 “시작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서인지 이후엔 큰 인기를 끌지 않으면 성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때는 허탈감과 부담으로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때 경험을 새로운 곡 ‘Young Forever’에 담았다. 가사 중엔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말이 있다. 그는 “성공에 대한 기대는 내려놓지만 계속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정이 바뀌니 음악도 달라졌다. 씨엔블루는 그간 매번 애절한 가사의 이별 노래를 들고 나왔다.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이번 타이틀곡 ‘이렇게 예뻤나’는 달콤한 가사에 경쾌한 리듬이 특징이다.

대중적 아이돌과 록밴드 사이 균형점도 찾고 있다. 이정신은 “우리는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를 추구한다”며 “전자음악 등 유행에 맞는 음악을 활용해 친숙한 곡을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직거리는 기타 소리가 없어도 밴드 음악이라는 얘기다.

“지금도 ‘너희가 록에 대해 뭘 알아?’라는 댓글이 달리는걸 알고 있어요. 가끔은 ‘넌 뭘 알아?’하는 생각도 들죠. 편견 어린 시각도 있지만 우리는 아이돌 밴드이기 때문에 소속사와 팬들이 원하는 요소를 모두 맞춰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원하더라도 대중이 원치 않는 음악은 하고 싶지 않아요. 일방통행이 되니까요. 공감할 수 있고 행복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정용화)

씨엔블루는 멤버 모두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한다. 강민혁과 이정신은 이달 말부터 국내 드라마에 출연이 예정돼 있다. 정용화는 중국 영화 ‘풍미강호-결전식신’ 주연을 맡아 촬영 중이다. 제작비 450억원이 들어간 대작이다. 그는 “중국 유행어를 미리 공부해 중국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용했다”며 “친숙하게 다가간 것이 좋게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하지만 현실 안주는 아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여전히 높다. “제 꿈은 빌보드 1위에요. 눈앞의 목표는 ‘외톨이야’ 인기를 넘는 거고요. 항상 이렇게 얘기하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간 이뤄지지 않을까요.” (정용화)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