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막전막후'] 1조2000억 과감한 베팅…극적 드라마 쓴 '윤종규의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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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배 가치로 돌아올 것"
윤 회장이 이사회 설득…전폭적 지지 이끌어 내
김옥찬 사장·이동철 전무, 현대증권 인수전 앞두고 영입
신속한 결정 '팀워크' 빛나
윤 회장이 이사회 설득…전폭적 지지 이끌어 내
김옥찬 사장·이동철 전무, 현대증권 인수전 앞두고 영입
신속한 결정 '팀워크' 빛나

결과적으로 이런 위기감은 KB금융의 일반 직원뿐 아니라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7명의 사외이사까지 움직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도 지난해 12월 진행된 대우증권 인수전 때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이사회를 설득했다. 이사회에 수차례 “인수 가격이 1조원을 훨씬 웃돌더라도 몇 년 뒤면 수십 배의 가치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 후 청사진과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윤 회장의 절실함에 이사들도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도 “사외이사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충분한 재량권을 받았다”고 전했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막전막후'] 1조2000억 과감한 베팅…극적 드라마 쓴 '윤종규의 남자들'](https://img.hankyung.com/photo/201604/01.11487754.1.jpg)
윤 회장은 지난해 말 KB생명보험 부사장으로 물러나 있던 이 전무를 KB금융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제주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나온 이 전무는 1990년 국민은행 입사 이후 최연소 뉴욕지점장 등 각종 승진 기록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국민은행의 인재 육성 방침에 따라 1998년에는 미국 유학 후 뉴욕주 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2003년 윤 회장이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있던 시절에는 인도네시아 4위 은행인 뱅크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인수를 함께 이끌었다. 은행 내부의 반대가 있었지만 700억원에 사들여 5년 뒤 36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 '막전막후'] 1조2000억 과감한 베팅…극적 드라마 쓴 '윤종규의 남자들'](https://img.hankyung.com/photo/201604/AA.11487289.1.jpg)
KB금융 관계자는 “1조원을 넘는 인수 가격은 내부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금액”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윤 회장의 스타일에 이 전무와 김 사장의 팀워크가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의 인수 의지가 워낙 강해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KB금융 M&A 주역들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로 금융그룹 1위 순위(자산기준)가 신한금융에서 KB금융으로 바뀌면서 리딩뱅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증권 인수가 2020년까지 지상 25층 규모의 통합 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윤 회장의 입지와 연임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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