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부산대 경제통상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관·학 중소기업 수출전략 발굴 지원 사업’이 중소기업의 새로운 수출지원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수출을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열악한 환경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산시가 사업 예산을 지원하고 부산대 교수와 대학생들이 머리 맞대 수출 전략을 도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들이 도출한 전략을 가지고 실질적인 수출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지만, 지역 중소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해외시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수출 전략을 발굴하는 것까지가 이들의 역할이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대학생에게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 취업으로 연계하는 등 동반상승효과를 누리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이렇게 해서 도출한 수출전략은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1차 사업에서 26개, 12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차 사업에서 24개의 수출 전략보고서를 도출했다.

1차 때는 재학생 107명이 교수진과 함께 참여했고, 2차 때는 재학생 73명이 교수진, 중소기업청, 부산대학교 링크사업단과 함께 협업체제로 참여했다.

참여 기업 중 네오실, 모니텍은 현재 이 사업에서 도출된 전략 수행을 위해 사내 T/F팀을 구성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승인식품의 경우 롯데 면세점 부산본점에 입점이 확정된 상태다.

이들 학생이 도출해 낸 전략보고서를 토대로 주력 상품인 치과용 인상재(구강조직 모형을 뜨는 재료)의 수출을 추진했던 강정인 네오실 영업팀장은 “2013년까지 수출이 전혀 없었고 독자적으로 진행했던 2014년에는 3,588달러 뿐이었던 수출 실적이 지난해 말 4만 달러를 넘어 섰다”며 “전략이 워낙 경쟁력이 있다 보니 현재 미국, 호주, 베트남, 대만, 파키스탄, 홍콩, 말레이시아, 남아공 등으로 수출이 늘어났고 베트남과 대만에서는 정식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부산시와 부산대 경제통상연구원, 부산대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단(LINC사업단), 기업이 협업체계를 구축해 지역 중소기업들의 수출길을 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가능성을 학생들에게 알려 국내 중소기업의 인식을 제고시키고 이를 취업과 연계해 청년취업난을 해소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기업 현장을 체험하고 소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어 참여 대학원생이 취업하기도 했다”며 “중·소기업과 대학이 지속적으로 교류를 한다면 대졸 구직자와 중소기업간 인력수급 간극이 줄어들 것”이라 말했다.

실제 참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향후 중소기업에 취직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설문에서는 54.9%가 취직할 의사가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왔다.

고승만 부산대 부산경제통상연구원 박사는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중소기업의 수출전략수립을 위해서 산·관·학의 실질적인 협업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만족도 및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승하고 있으며, 참여기업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