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리고 복지 축소…'일하는 복지'로…영국의 '생활임금 실험'
영국이 다음달부터 25세 이상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7.4% 인상한다. 2020년에는 지금보다 34.3% 많은 시간당 9파운드(약 1만4903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역사상 가장 높은 임금상승률을 시도했다”며 “급진적인 임금 인상 실험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오는 4월1일부터 시행되는 생활임금제도를 통해 이뤄진다. 생활임금제도는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캐머런 총리가 저소득층의 임금을 올려주기 위해 도입했다. 정부와 기업은 25세 이상 근로자에게 임금을 줄 때 기존 최저임금제(시간당 6.7파운드) 대신 생활임금제(시간당 7.2파운드)를 적용받는다. 생활임금은 4년 뒤 9파운드까지 오른다.

영국 정부는 생활임금제 적용으로 당장 다음달부터 근로자 180만명의 소득이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60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캐머런 총리가 생활임금제를 꺼내든 배경은 세금을 많이 걷고, 복지혜택을 늘려서 적은 임금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현행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금을 덜 걷고 복지혜택을 줄이는 대신 임금을 늘려서 국민이 국가에 기대지 않고 자기 힘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조지 매그너스 UBS 수석경제연구원은 “임금 인상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유리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기업 부담을 고려해 2020년까지 18%로 내리기로 했던 법인세를 17%로 더 낮추기로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