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윤상현·주호영 의원이 23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주 의원과 함께 컷오프된 류성걸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 의원은 지난달 “김무성을 죽여버려라”는 등의 막말을 한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컷오프 당했다. 윤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인 주 의원은 혼자 공천을 신청했음에도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 수성을 지역구를 여성우선추천지역으로 설정하면서 컷오프됐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류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다는 점에서는 세 의원이 비슷하지만 처지는 다르다. 윤 의원은 여론에 떠밀려 공천은 주지 않았지만 무소속 출마를 한 뒤 당선되면 다시 복당시켜 주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은 윤 의원의 지역구(인천 남을)에 정치 신인인 김정심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공천했다.

반면 주 의원과 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의 컷오프 재심사를 결정하면서 ‘구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걸었다가 좌절됐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류 의원의 지역구(대구 동을)에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공천을 의결하지 않고 공관위에 돌려보냈다. 하지만 당의 결정이 늦어지고 시간을 끌게 되자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선언 기한이 닥쳐오면서 탈당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24일부터는 탈당 뒤 출마가 불가능하다.

세 의원의 탈당계가 정식으로 제출되면 24일부터는 새누리당의 의석수가 151석에서 148석으로 줄어든다. 탈당이 두 명만 더 나오면 과반(146석)이 무너진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