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서 25년 농민운동…부인은 '소 키우는 여자' 임미애
"농업 예산 농민에게 직접 지급하는 몫 늘리겠다"

'소 키우는 여자' 임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김현권(52) 당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22일 더민주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 부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A·B·C 3개 그룹으로 나눠 비례대표 순위를 정했을 때는 최하위권인 C그룹에 속했으나 중앙위원회에서 칸막이를 허물고 투표하면서 1위로 선정됐다.

김 부위원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앙위원들이 제출된 후보들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해 순위 변동이 일지 않았나, 중앙위가 (칸막이를 만들어) 제출된 안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운동권 출신 김 부위원장은 경북 의성에서 25년간 부인과 농업에 종사했다.

부인 임미애씨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부부가 함께 소를 키우며 농민운동에 매진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투표 전 3분 정견발표 때도 오로지 농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발표에서 "농업과 농촌에 관한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사업에 편중된 농업예산을 농민에게 직접 지급하는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선진국은 농업예산 중 농민에게 직접 지급되는 게 평균 62%인데 우리나라는 작년과 재작년 평균 16%였다"며 "농업 예산이 건물을 짓거나 시설을 교체하는 사업 위주로 집행됐는데 농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의 1위 소식을 전해들은 부인 임미애 전 위원은 "중앙위원들이 기적을 만들었어요"라고 트위터에 적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아내가)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이런 반응이다.

자녀 둘도 아버지가 맨날 선거에 나가서 떨어지다가 1위를 하니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는 2004년 야당의 불모지인 경북 의성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2차례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이번이 국회의원 선거 3번째 도전이다.

그는 "결국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정치가 아닌가 생각해 정치를 시작했다"며 "사회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면서 그분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