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노먼 르노 부회장 인터뷰 "새 SUV 부산공장서 만들어 해외 수출"
르노그룹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판매할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 기지로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공장을 선정했다. 르노삼성은 SM6의 호조에다 신형 SUV 생산까지 시작하면 부산공장을 완전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3회 제주 전기차 엑스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질 노먼 르노그룹 부회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올해 하반기 새로운 차종을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미주 지역으로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차 생산은 르노삼성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로운 차종은 중형 SUV QM5의 후속모델이다. 일각에선 국내명으로 ‘QM6’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차명을 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차량은 SM6처럼 르노삼성의 연구개발진이 르노 본사와 함께 개발했으며 오는 9월께 5인승 모델이 생산 및 판매될 예정이다.

노먼 부회장은 “부산공장은 품질과 생산성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신차 생산기지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은 르노닛산얼라이언스 내 46개 공장 중 경쟁력 순위가 2014년 19위에서 지난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노먼 부회장은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가 까다로운 품질검사를 통과했다”며 “부산공장이 르노 아·태지역의 핵심 생산기지로 인정받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닛산 로그(11만7560대)를 포함해 20만4522대를 생산했다. 올해는 SM6와 함께 QM6 등 두 종의 신차가 추가되면서 생산량이 완전가동(25만대)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노먼 부회장은 “생산량이 더 늘어난다 해도 2공장을 세울 계획은 현재 없다”며 “인력 충원과 생산라인 개선 등으로 생산능력을 27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이날 제주시내에서 ‘2016 르노 포뮬러e 로드쇼’를 열었다. 포뮬러e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레이싱경기인 포뮬러원(F1)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전기차 경주대회다. 2014년부터 연간 세계 10개국을 돌며 열리고 있다. 이 대회에 참가 중인 르노는 최고속도 220㎞/h짜리 레이싱카를 제주로 직접 공수해와 일반인 앞에서 시내 도로를 달리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노먼 부회장은 “이 행사를 개최한 이유는 전기차가 재미없는 차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며 “전기차도 내연기관만큼이나 성능이 우수하며 운전의 재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도 “이번 로드쇼를 통해 전기차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며 “르노와 협력해 제주도의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르노는 유럽에서 소형차 트위지부터 조에, SM3 ZE, 쿠가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제주도 내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35%로 1위 업체이기도 하다. 노먼 부회장은 “르노는 연간 3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이 부문 선두주자”라며 “한국에서도 제주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