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발 음원값 인상 효과…음원유통·엔터주 '콧노래'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음원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KT뮤직, 벅스 등 다른 음원 업체들도 반등하고 있다. 선두업체인 로엔이 음원 가격을 올린 만큼 다른 업체들도 향후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벅스는 지난 11일 코스닥시장에서 6.42% 오른 1만1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음원 사이트 ‘지니’를 운영하는 KT뮤직은 이날 4.31% 상승했다. 전날 7%대 강세를 보였던 로엔만 차익실현이 쏟아지면서 3.28% 하락했다.

음원업계 선두업체 멜론은 지난 10일 주력 상품인 모바일 무제한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서비스) 가격을 기존 월 5000원에서 6900원으로 38% 올리는 내용의 디지털 음원 가격 인상안을 내놓았다.

디지털 음원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음원 유통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음악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유료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가격 인상으로 고객이 이탈할 위험보다는 음원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별로 가격 인상을 반영한 신규 음원 상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입자당 매출(APRU)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가격을 인상하는 취지가 가수와 작곡가, 제작사 등 창작자의 수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음원 유통주보단 에스엠, 와이지엔터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원 유통업체들이 수익의 40%, 제작자(기획사)가 44%, 저작권자(작사·작곡)가 10%, 가수가 6%를 가져간다”며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하반기 음원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