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회사차' 과세 강화하니…수입차 업무용 구매 비율 최저
고가 차량을 업무용으로 등록해 세금을 탈루하는 ‘무늬만 회사차’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자 수입차의 업무용 구매 비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1만5671대 가운데 34.0%인 5332대가 업무용으로 등록됐다. 이 비율은 이전 최저치였던 지난해 12월의 34.4%보다 0.4%포인트 낮은 것이다. 지난해 연간 업무용 등록 비율은 39.1%였다.

지난해 12월 업무용 구매 비율이 낮았던 것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를 앞두고 개인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업무용 등록 대수도 8383대로 많았지만 개인 구매가 1만5983대로 많아 업무용 비율이 내려갔다. 반면 지난달 수입차 업무용 등록 대수(5332대)는 2013년 12월 5284대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자동차업계에선 올해부터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가 강화된 것이 업무용 등록 비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업무용 차량의 사적 이용을 방지하고 공정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업무용(법인·개인사업자 명의) 차량 구입비의 비용 처리 상한선을 연간 800만원으로 제한했다.

또 구입비와 유지비를 합해 1000만원 이상을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해 업무용 사용 비율을 입증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5년에 걸쳐 업무용 차 구입비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고 연간 유지비도 제한 없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업무용 차 과세 강화 관련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을 오는 4월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다음달부터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법인(개인사업자 제외)은 업무용 차 관련 비용을 경비 처리할 수 없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