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콘텐츠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아우르는 ‘O2O 오픈마켓’에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T맵(내비게이션) T스토어(앱 마켓) T클라우드(인터넷 저장소) 등 주요 사업부를 과감히 떼어내는 사업재편을 단행한 SK플래닛은 O2O를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는 것은 물론 인터넷쇼핑 11번가의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작년 751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SK플래닛은 최근 국내 선두권 유통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다양한 O2O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2020년까지 롯데 신세계에 이은 국내 3위 종합 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O2O 오픈마켓'으로 재도약 나선 SK플래닛
◆O2O 오픈마켓으로 사업 확장

SK플래닛은 6일 인터넷쇼핑몰 11번가의 모바일 홈페이지(m.11st.co.kr)에 다양한 생활형 O2O 서비스를 모은 ‘생활 플러스(+)’ 코너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이 코너에선 집안일이나 맞춤형 제작, 배달음식 주문 등 총 14가지 O2O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프티콘을 제외하고 분야별로 협력사 한 곳을 선정했다. 대부분 O2O 스타트업이다. 배달음식은 요기요, 출장세차는 세차왕, 청소대행은 홈마스터, 세탁수거는 크린바스켓, 인테리어는 홈라떼, 구두수선은 왓슈 등이다. 기프티콘 메뉴에서는 스타벅스 배스킨라빈스 뚜레쥬르 등 제휴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생활 플러스 내 모든 서비스를 구매할 때 T멤버십 고객에겐 구매금액의 11%를 추가 할인해준다. 구매 후기를 작성하면 구매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생활 플러스 개설을 기념해 3월 한 달간 ‘50% 쿠폰 할인’ 행사를 한다.

◆콘텐츠 떼내고 커머스에 집중

SK플래닛은 최근 콘텐츠 클라우드 등 플랫폼 사업과 앱 마켓 부문을 떼어냈다. 이들 사업은 이달 초 출범한 SK텔레콤의 신설 자회사인 SK테크엑스와 원스토어로 각각 이관됐다.

국내 1위 내비게이션인 T맵은 SK텔레콤에 흡수됐다. SK테크엑스는 T클라우드, T프리미엄(웹툰 등 콘텐츠 제공)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원스토어는 T스토어 등 앱 마켓을 관리한다. 사업재편으로 1조6000억원 안팎인 SK플래닛의 매출은 5000억원가량 줄어든다.

SK플래닛은 성장성이 큰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양한 O2O 스타트업이 11번가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지도가 낮은 스타트업 서비스에 11번가의 각종 결제 인프라와 쿠폰, 할인 등 혜택을 덧붙여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서 사장은 SK플래닛 분할과 관련, “과거 PC 시대는 통합과 포털을 지향했지만 앞으로 모바일 세상은 변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속도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구글이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하고 네이버가 라인을 분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