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분산해 자산관리 안정성 높이자
국내에서 물건을 사거나 금융자산에 투자할 때 기준이 되는 통화는 원화다. 국내에 거주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데 굳이 외화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통화 분산은 자산관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의 하락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는 신흥국 통화로 분류된다. 원화의 보유 위험성을 분산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일본 엔화 등의 자산을 일정 수준 갖고 있는 게 좋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시장 역시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증시 급등락 등 악재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제 여건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과 관련해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애초 예상보다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긴축재정을 시작한 건 사실이다. 여건이 되는 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도 엔화나 유로화 등에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지, 원화 등 신흥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처럼 금융환경이 불안정할 때는 달러화가 신흥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달러화 등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넣으면 시장 상황에 따라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보유 자산의 실질적인 가치를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다. 한국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해외 투자자의 국내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면 통화 분산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감소하고 있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한국의 주요 수출국 경제는 악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달러화 가치는 많이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달러화는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있다. 국내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방어해주는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짤 때 염두에 둬야 하는 핵심이 있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가치가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 쉽게 말하면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달러화를 포함한 자산 구성으로 위험을 분산시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여야 할 때다.

이종혁 <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P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