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리더십에 대하여
맥킨지 인재상의 근간은 리더십이다. ‘글로벌 리더 사관학교’라는 별명처럼 문제 해결, 전문 지식, 프로젝트 관리 등의 역량에 모두 ‘리더십’이 붙는다. 입사 지원자에게도 본인의 리더십 경험과 철학을 물어본다.

필자도 리더십 강의 요청을 많이 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십수년을 지내다 보니 리더십에 대해 정의를 가지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수많은 경험과 사례, 자료 등을 통해 “리더십은 ‘소명의식’과 ‘도전정신’ ‘희생정신’이 결합해 발현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게 소명의식이다. 한 사람의 출중함은 작은 조직을 움직이고, 공유된 성과 목표는 더 큰 조직을 일정 기간 움직일 수 있다. 규모와 시간을 초월한 리더십은 개인 마음속 깊이 와닿는 큰 뜻이 있어야 가능하다. 리더 개인이나 조직 자체의 번영보다 더 크고 근원적인 대의다. 리더는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나의 뜻을 따르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은 “누구를 위해 일한다”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일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도전정신이란 실패를 모르는 영웅적 리더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리더 스스로 대의에 걸맞게 행동하고, 어긋나는 일을 삼가는 의지와 실천에 대한 얘기다.

숭고한 대의일수록 현실과 타협하기 쉽다. 그래서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 타협한 모습처럼 리더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도 없다. 길게 보면 성공과 실패보다 옳고 그름이 더 중요하다. 혹시 기업가치와 행동규범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면 조직 구성원을 탓하기 전에, 리더들의 언행 불일치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희생정신은 대의를 위해 나를 도구로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궁극적이고 아름다운 가치가 자기희생이라고 한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무언가를 포기하고 잃는다. 그러나 의미 없이 ‘잃기만 하는 것’은 진정한 희생이라고 보기 어렵다. 의미 있는 희생을 선택할 의지가 있느냐가 진정한 리더를 결정하는 조건이다.

맥킨지 내에서는 창업자인 제임스 맥킨지보다도 시대를 초월한 가치체계를 정립하고 모범과 희생으로 지금의 맥킨지를 이뤄낸 마빈 바우어를 리더로 숭배한다. 리더십은 가까운 곳에도 많이 있다. 우리 어머니들이 소명의식, 도전정신, 희생정신을 실천하는 주인공들이다.

최원식 <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 se_media@mckinsey.com >